IT업계 연초부터 `M&A바람`

코스닥기준 강화로 경영난 업체매물 홍수

 신규사업을 위한 기업인수, 경영권 매각, 사업부문 양수도 등 기업 인수합병(M&A)이 연초부터 IT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코스닥시장의 퇴출 및 등록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압박받아온 기업과 경영 한계에 봉착한 업체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지면서 자본여력을 가진 기업이 주도하는 M&A시장이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또 중소 벤처기업간 크고 작은 영업 양수도계약과 경영권 매각 등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M&A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이미 씨큐리콥의 싸이더스 인수, 레인콤의 유리온 인수, 넥스텔의 코어텍 인수를 비롯, 주연테크의 현주컴퓨터 인수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20여 건의 굵직굵직한 건들이 터져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등록기업에서만 300개 이상의 매물이 M&A시장에 나온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올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국내 경기도 회복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공격적인 경영 구조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기에 큰 폭의 ‘상승 효과’를 얻기 위해 초기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싸이더스 인수를 결정한 씨큐리콥의 허원혁 대표는 “싸이더스는 영화제작 능력이 뛰어나지만 재무구조 불안으로 시장에서 그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왔다”며 “(씨큐리콥이 인수하면) 재무구조 약점을 극복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투자 전문가들도 올 한해 기업 구조조정, 특히 M&A가 IT업계와 증권가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제도 개선 등 M&A를 강력하게 지원한다는 방침인 데다 M&A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가 잇따라 만들어지는 등 주변 여건이 매우 성숙했다는 판단에서이다. LG투자증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운용중인 국내 사모펀드는 약 1700여개 57조원 규모로 추정됐다.

 한국기술투자의 최범진 이사는 “매물이 많다는 것은 인수자 입장에서 인수가격부담이 낮아졌다는 의미”라며 “M&A지원을 위한 다양한 법적 제도 등이 마련되고 있어 M&A를 포함한 올해 기업 구조조정 환경은 매우 밝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아울러 “실적이 크게 부진한 기업, 경영권이 자주 바뀌는 곳, 사업과 무관하게 등록 프리미엄만을 노린 합병 등은 ‘머니 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