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들 왜 M&A에 적극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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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부터 IT업계의 기업인수합병(M&A)이 활기를 띠는 것은 사업상 한계를 느낀 기업들이 매물로 쏟아진 것과 경기회복에 발맞춰 신성장 엔진을 장착하려는 인수기업들의 욕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와 재계에서도 적절한 M&A를 통해 기업 체질을 강화하자는 움직임이 더해지는 등 M&A활성화를 위한 주변 요건이 크게 개선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코스닥 자격기준 강화=올해부터 코스닥 퇴출기준이 강화되면서 주가가 낮거나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 장외 기업들도 코스닥 등록 요건 등의 강화로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력을 갖췄거나 이미 확실한 사업 영역을 확보한 기업들은 예전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필요한 사업부문을 인수하거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 기업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회사들이 M&A 대상 1순위로 꼽고 있다.

 ◇급증하는 M&A=코스닥기업 가운데 대표이사(각자, 공동 대표 변경 등 포함)가 바뀐 경우는 올들어서만 벌써 15개사에 이르고 있다. 최대주주와 주요주주가 바뀌거나 새로 등장한 경우도 19개사에 달했다. 아직 드러나지 않고 물밑에서 작업중인 M&A사례는 실제 엄청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기술투자(KTIC)의 한관계자는 “현재 KTIC에서 M&A를 추진중이거나 접촉하고 있는 사례만도 30여건에 달한다”며 “M&A를 위한 법규가 개선되는 추세여서 향후 M&A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신규 기업공개(IPO)보다 M&A가 더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상의 모델은 ‘시너지’ 가능성=M&A의 가장 긍정적인 모델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확실하거나 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이 가능한 경우다. 넥스텔은 지난 16일 휴대폰 및 PDA용 배터리 생산업체인 코어텍을 인수했다. 이로써 넥스텔은 휴대폰 폴더, 충전기에 이어 배터리까지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MP3플레이어 강자로 각광받고 있는 레인콤은 유리온을 인수하며 음악 및 게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포털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주의해야 할 ‘머니게임’=반면 단순 코스닥 등록에 따른 프리미엄만을 노리거나 머니 게임을 지향한 경우도 적지 않아 주의가 요망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실제 자금없이 사채 등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고 이후 경영권을 장악한 회사에서 깨끗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빼내 인수 대금을 갚은 사례도 있었다”며 “M&A에 따른 실제 효과는 각 사례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