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교외의 호숫가에 저택을 마련한 세계 최고의 거부 빌 게이츠 부부가 사생활 보호 명분으로 주변의 땅을 계속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가 살고 있는 지역신문 시애틀 타임스에 따르면 게이츠 부부는 지난 1997년 1억1000만달러를 들여 메디나시 호수변의 약 6000평 대지에 건평 1400평에 이르는 대저택을 짓고 입주한 뒤 10년 동안 대리인을 내세워 주변의 주택 9채를 비롯, 모두 11건의 인근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게이츠 가족의 대변인 조 세럴은 “그들은 프라이버시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이라고 말하고 “주변의 땅이 게이츠 일가의 집 주변에 완충대를 조성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시애틀 타임스가 조사한 부동산 매입 기록에 따르면 게이츠 일가는 1994년부터 2003년 사이에 약1440만달러를 들여 5000평 가량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메디나시의 한 관계자는 인구 3000명에 불과한 시의 주택들이 한 사람에게 매입돼 인구가 줄면 주에서 주민 수에 따라 지급되는 예산 보조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세시대 영주가 가신들을 위해 성 주변에 집을 마련해 주던 것과 같은 이런 행위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메디나/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