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자부와 전경련이 각각 발표한 올해 주요 기업체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의 범위는 달랐지만 기업들의 설비투자여건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데 일치해 올해 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수출호조가 지속되고 내수가 점차 회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업체의 설비투자 여건이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낙관론은 앞서 발표된 한국은행(6.5%), KDI(9.8%), 산업은행(11.1%) 등의 조사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 바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최근 2개월 연속해서 지난 10년간 평균치인 77.7%보다 높은 80%대를 기록하고 있고 생산이 증가하면서 설비투자 조정압력도 3개월 연속 강세를 보이는 등 연초부터 밝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종별 전망=반도체 15.9%(8조9970억7000만원), 전자부품 67.3%(4조7441억6000만원), 정보통신 15.8%(5254억7000만원), 가전 17.4%(1141억8000만원) 등 IT관련 업종이 고루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14.0%), 일반기계(9.6%), 타이어(11.7%), 시멘트(46.9%) 등도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감소세를 보인 철강(79.6%), 항공(33.3%), 비철(8.7%), 유통(7.2%) 등도 올해는 설비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반면 석유화학(-0.1%), 섬유(-5%), 정밀화학(-7%), 조선(-8.9%), 신발(-14.4%) 등은 감소세가 예상됐다. 목적별로는 신제품 생산 투자가 21조원에서 54조60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기존 설비확장도 16조원에서 17조원으로 확대되는 등 생산 투자가 평균 24.6% 증가할 것이라 한다.
◇양극화 심화=산자부가 발표한 200대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비중은 지난해(69.6 대 30.4)에 이어 올해에도 71.0 대 20.0으로 7 대 3의 비율을 깨지 못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규모별 투자도 상위 30대 기업의 투자비중이 87.7%를 차지하는 등 200대 기업의 설비투자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내수침체로 인해 투자여력이 없었던 반면 대기업의 경우 수출호조 영향에다 일부 IT업종의 경우 향후 경기회복에 대비한 선도적인 투자를 실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점=문제는 대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를 어떻게 중소기업 및 서비스 분야로 확산시키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의 인력·자금난 완화 및 창업활성화 지원을 통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함께 유도해 나가고 고용 흡수력이 큰 법률·회계·컨설팅·용역 등 비즈니스 서비스 산업과 유통·물류 산업의 투자 활성화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책=투자와 고용창출의 주체인 기업의 ‘기’를 살려 기업의 투자의욕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기업투자 애로 해결 정책협의회 및 기업신문고 등을 통해 투자와 관련된 산업현장의 규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19일 열린 대통령과 전경련 회장단과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산자부 장관과 30대기업 투자담당임원과의 후속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설비투자의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산자부의 설비투자 조사를 현재의 대기업 위주에서 비제조업 및 중소기업 부문을 포함하고 상호 투자연계 관계를 집중 분석하는 등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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