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신입사원들의 직무수행 능력에 번번이 낙담했던 국내 기업들의 사원채용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대학교 재학생을 미리 선발한 뒤 회사가 작성한 커리큘럼을 가르킨 후 채용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대학생 인재를 채용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젊은 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업무수행 능력을 경험했던 업체들의 인재채용 방식이 이처럼 ‘선주문형’ 또는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대표 오상수)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발굴을 위해 한림공학회의 소개를 받아 전국의 5개 대학과 산학연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만도는 이르면 오는 2월부터 기계 및 전자공학과에 재학중인 2학년생 10∼15명을 선발, 학교와 회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커리큘럼을 교육하는 ‘만도트랩’을 시행할 예정이다.
오상수 만도 사장은 “대부분의 신입 사원들은 회사의 OJT교육을 통해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만도트랩에 참여한 학생들은 졸업후 100% 취업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 소재 서원대와의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덱트론(대표 오충기)은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MP3플레이어(모델명 IMP-6000)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원대생 3명을 2004년 신입사원 채용시에 우선 채용했다.
이영홍 덱트론 기획실장은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중 정부와 충북도에서 각각 50%, 25%씩을 지원받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젊은 디자인 감각을 갖춘 인재도 발굴했다”며 설명했다.
대졸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공개채용 대신 디지털가전 및 IT분야에서 능력이 검증된 인물들을 채용하는 이른바 ‘리스크 헤지형’ 업체들도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가정용 로봇청소기를 출시예정인 우리기술(대표 김덕우)은 ‘내부 추천자’ 제도를 통해 카이스트 출신 로봇개발 엔지니어 2명을 채용, 로봇연구소에 투입했다.
정동규 우리기술 홍보실장은 “현재 근무중인 직원의 소개를 통한 인력충원 방식을 통해 채용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내부 추천자 제도를 통해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로봇 마케팅 경력자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TV 시장 진출을 선언한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수시채용을 통해 디지털TV사업부에 근무할 25명을 모두 경력사원으로 충원한 데 이어 올해중 25명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