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04(1)]종합전자

 전자 및 가전업체들은 올해 경영의 최대 목표로 글로벌화, 수익경영, 인재육성 등으로 삼고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북미나 유럽 등 선진시장 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보고 이 시장을 선점해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업의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며 인지도 제고는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을 현지에 심기 위해 문화마케팅, 스포츠마케팅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CEO 직속의 ‘브랜드마케팅팀’을 신설, 운영키로 했다.

 기업들은 또 인재육성에 기업의 미래를 걸었다. 특히 최근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이공계 인력을 대거 확보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펼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R&D 부문 석박사 인력이 9000여명이나 되고 전사적으로는 4만명이 넘는 우수 인재를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신규 채용 인력 중 90%를 R&D 인력으로 채워 미래 사업 발굴 및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올해 신규 인력 대부분을 R&D 분야에서 채용키로 했으며 전체 투자액 중 절반이 넘는 금액을 R&D 부분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술개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프리미엄 제품 강화 등의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실현하는 수익경영을 실천한다는 데 기업들의 목표가 일치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 삼성전자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2004년 경영방침을 ‘변화를 창출하는 경영역량 배가’로 정하고, 이를 위해 ‘미래대비 성장엔진 확보’, ‘‘고부가가치 창출역량 강화’, ‘경영 프로세스 혁신 가속화’ 등을 세부 목표로 정했다.

 미래 대비 성장엔진 확보를 위해서는 핵심인재 확보 등으로 인력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는 한편 디지털 컨버전스 활성화 및 연구개발 시너지 제고를 위해 R&D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1위 국가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해로 삼을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창출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질 위주의 사업 재편과 지속적인 혁신 활동 등을 통해 사업의 모든 부문에서 극한의 원가경쟁력을 추구해 나가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상생’을 위해 협력사, 거래선 등 모든 프로세스에서 병목현상을 방지하는 한편 성과를 이웃과 나눠 사회에 희망을 불어넣는 ‘나눔 경영’도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미래사업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 고급인재 확보, 경영혁신 및 글로벌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일류를 넘어 초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키로 했다. 브랜드가치 700억달러, 세계 1위 제품 26개를 확보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IT분야 세계 최고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목표를 뒀다.

 이미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P램, F램, M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와 모바일CPU 등 차세대 복합칩, 컨버전스폰, 유비쿼터스, 홈네트워크, 로봇, MEMS 등 첨단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43조 5800억원의 매출과 7조1900억원의 영업이익, 5조96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6조7400억원의 시설투자, 매출액 대비 8.1%의 R&D 투자실적 등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제1의 전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6% 정도 늘어난 46조3400억원의 매출과 7조9200억원의 시설투자, 매출액 대비 8.5%의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04년에도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동남아 등 시장 비중과 성장이 큰 지역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브랜드력 강화를 포함한 시장, 고객 중심의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인도를 중심으로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네팔 등을 포함하는 ‘서남아총괄’을 신설해 기존 북미, 구주, 중국, 동남아, CIS, 중아, 중남미 총괄 등과 더불어 ‘글로벌 8대 권역 총괄체제’를 구축,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시장 등의 현지화 경영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02년 북미총괄, `03년 중국총괄 내에 마케팅팀을 신설 성과를 낸 것을 반영, 올해 구주총괄에도 마케팅팀을 신설해 EU시장의 현지화 마케팅 및 상품기획 조직역량을 강화했다. 중국시장도 중국 동북부와 서부지역 판매 역량 강화를 위해 선양(瀋陽)과 청두(成都)에 각각 판매법인을 추가 신설했다.

△ 인터뷰 - 윤종용 부회장

 “올해 경영목표는 ‘초일류 기업’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종전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일하는 방법으로는 불가합니다. 모든 분야에 앞장서고 개척하는 경영체질을 갖추어야 하며, 스피드도 더 빨라져야 하고 업무 처리과정도 투명하게 만들어 임직원 누구나가 문제점을 훤히 파악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일류 기업으로의 진입을 올해 최대 경영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서는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수적인데, 삼성전자는 이 부분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고 윤 부회장은 강조한다.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이미 지난 97년 IMF 위기 이후에는 인력을 줄이고 비핵심 분야 사업을 매각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해 왔다.

 윤 부회장은 또 “스피드경영 역시 삼성의 강점”이라며 “제품 구상에서부터 출시까지 소요기간이 5개월 정도로 일본 경쟁업체들의 절반에 불과해 시장 선도 및 선점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변화에 대한 유연성 못지 않게 기술력 향상에 큰 가치를 두는 기업이다. 따라서 이공계 인력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최고 수준이다. R&D 부문에 석사 7000명, 박사 2000을 확보해 두고 있다. 5∼10년 후면 이들의 저력이 입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종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이공계 인력은 4만4000여명에 달하며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도 상경계 등 일부를 제외하고 90%를 이공계로 선발했습니다.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 양성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또 “2004년에는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R&D투자와 기술기반을 활용해 삼성전자는 초일류 기업을 향해 한발 더 내디딜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 LG전자

 LG전자(대표 김쌍수 http://www.lge.co.kr)는 ‘글로벌경영 가속화’를 2004년도 경영활동의 최대 화두로 삼았다. 사업의 85%가 해외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장 큰 목표로 설정했다. ‘LG’ 브랜드를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생산력을 바탕으로 북미, 유럽, 중국, 인도 등 선진 및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PDP, LCD TV 등 디지털TV와 이동단말 등 승부사업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시장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전담 마케팅 조직을 신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미래사업 준비를 위해 신입채용 인력 중 90%를 R&D 인력으로 채워 나갈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경영에 맞도록 전분야에 걸쳐 혁신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강한회사(Great Company)가 강한 인재(Great People)를 만들고, 강한 인재가 강한 회사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GCGP’라는 강력한 혁신의 문화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LG전자는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기반으로 글로벌경영을 가속화해 2010년 세계 3대 전자 정보통신 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브랜드 전략에 관해 LG전자는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 기술력(디지털 TV원천기술, CDMA, 에어컨 등)과 세계시장 선도제품을 바탕으로 디지털 리더브랜드로 도약을 추진중이다. 또 해외 법인장 및 수출담당자의 성과평가시 브랜드 기여도를 반영하는 등 강하게 드라이브할 계획이다.

 세계 선진 기업과 전략적제휴를 통해 각 사가 갖춘 강점을 결합, 글로벌 1위로 도약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기술 규격 및 신사업 분야에서도 1등 사업을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중국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LG전자는 93년 혜주공장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전자 및 계열사를 포함해 19개 현지공장을 운영하며 LG 브랜드를 중국에 알렸다. 외부에서도 LG전자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자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기반을 발판으로 올해는 ‘중국사업 재도약’이라는 기치 아래 사업을 보다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전 제품 톱3를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한편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노트북 PC 등 디지털 신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단말사업은 CDMA 뿐만 아니라, UMTS(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 System:3세대 유럽형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창출해, 업계내 선두 그룹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또한 수출기지로서의 역할도 점점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내 생산역량뿐만 아니라 R&D 기능도 대폭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인터뷰 - 김쌍수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2004년 LG브랜드를 세계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우는 데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또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영을 펼치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신규 유망사업을 적극 발굴, 육성키로 했다.

 김 부회장은 “2010년 톱3 달성을 위한 가치로 생산적인 노경관계, 혁신 가속화, 강한 회사 강한 인재(great company, great people)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과 환경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라며 1등 LG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신규사업 추진에 대해 김 부회장은 “홈네트워크,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단말, 차세대 차량시스템(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 등), 유기EL, 광소자 분야 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검토를 통해 고성장 고부가가치 유망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또 “이동단말, DTV, PDP, LCD 등이 향후 LG전자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승부사업인데, LG전자는 이러한 승부사업에 대한 적기투자 및 핵심역량 보완으로 수익창출 능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품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초우량 기업들과 ‘윈윈’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R&D,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상호 발전적인 성과를 통해 성공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2004년은 김 부회장에게 LG전자 대표이사로서의 두 번째 해임과 동시에 김 부회장 체제가 본격 가동하는 해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환경에 적합한 기업으로 LG전자를 발전시키려는 김 부회장의 의지가 그래서 더욱 강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