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뜻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7일 전경련에서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변화의 방향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우려된다”며 지역균형발전정책, 행정수도 이전, 벤처지원정책, 제조업 육성 등 굵직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좌 원장은 특히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역사적으로 천도를 당한 기존 수도는 제대로 발전된 곳이 없다”고 전제하고 “정부 역할은 여전히 강력해 행정수도를 옮기면 서울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를 거쳐 정책을 마련한 것이겠지만 실제로는 부작용 양산 측면도 적지 않다”며 “인접한 자자체들의 경쟁으로 경제권 통합이 안되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좌 원장은 또 “벤처정책은 균등지원보다는 될 수 있는 곳만 집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벤처지원정책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벤처에 쉽게 지분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조업육성정책에 대해 좌 원장은 “제조업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총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는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며 “제조업 육성도 좋지만 대기업들이 제조업 이외 다른 미래산업으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한경연은 ‘한국경제 10대 불가사의’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과거 30년간 정부가 펼친 경제정책들이 의도와 다른 결과를 가져온 10대 사례를 소개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