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데이콤MI), 코리아닷컴, 나우누리.
모두 불과 2∼3년전 만해도 저마다의 서비스와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한때를 풍미하며 독특한 시장영역을 구축했던 인터넷기업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제각기 데이콤, 두루넷, 나우콤 등 굵직한 통신사업자를 모태로 안고 있다는 점도 비슷한 줄기다. 이들 후발 통신포털 3사가 연초부터 ‘환골탈태’를 통한 재도약에 나섰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SK텔레콤의 물적, 양적 호위를 받고, KTH(하이텔)가 KT그룹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이들은 철저히 자력갱생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화된 서비스 발굴과 특화된 영역의 타깃화로 안정적 이용자 기반을 거느린 ‘알짜 포털’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만큼은 더없이 뜨겁다.
◇선택과 집중을 전략모토로=이들의 행보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선택을 통한 역량 집중’으로 요약된다. 데이콤MI, 나우누리가 모두 기존 갖고 있던 무료기반의 웹서비스 모델은 유지 전략에 치중하는 대신 콘텐츠와 모바일 등 신규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이콤MI는 조만간 개시할 음악서비스와 함께, P2P, 스토리지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는 종합 콘텐츠 유통사업자로 커나가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박봉춘 데이콤MI 사장은 “LG그룹내에 엮여진 다양한 벨류 체인과 강력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무선통합, 양방향TV, T커머스 등 향후 전략분야에서 온라인부문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나우누리는 모바일 커뮤니티인 ‘엠플럭(http://www.mplug.co.kr)’ 사이트를 전면에 배치, 모바일게임 정보제공을 주력으로 모바일 관련 종합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과거의 장점을 적극 살리는 방향으로=데이콤MI가 천리안이란 브랜드를 가졌듯 코리아닷컴은 대한민국 대표 도메인인 ‘korea.com’이라는 무기를 가졌다.
코리아닷컴은 이같은 도메인 인지도에서의 강점을 살려 메일서비스 강화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포털 전체 주이용자층이 20대 후반인 점과 업무용 메일이용이 빈번하다는 점을 감안, 업무용 메일서비스 기능 강화를 상반기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이다. 특히 무역업, SOHO 등에서 코리아닷컴 메일의 선호도가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에 한껏 고무된 상황이다.
데이콤MI도 천리안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는 50만명 규모의 유료 정액제회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종합 포털과 직접 견줄만한 수치는 아니더라도 신규사업을 위한 ‘젖줄’로서는 적잖은 효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데이콤MI는 연내에 유동 이용자수를 100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2위보단 전문화된 영역 노린다=이들 3개 포털이 한결같이 내세운 올해 목표는 “잘 하는 영역에서 색깔을 분명히 내겠다”이다. 이미 시장지배 질서가 어느 정도 굳어진 상황에서 거대 포털과 정면대응하는 등의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박봉춘 사장은 “철저한 전문화, 특성화 전략으로 안정적 포털구조를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종합 포털시장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자기만의 특성(identity)을 찾고 다지는게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종 코리아닷컴 서비스기획팀장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표보다는 재도약을 위해 강력한 무기를 만드는데 충실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