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상승 행진 언제 까지 계속될 것인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 54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27일 장중 한때 55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계속된 상승 피로감을 이기지 못하고 1.83%(1만원) 하락한 53만5000원에 마감, 상승 행진을 잠시 멈췄다. 하지만 대다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를 상향 조정,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외국계 UBS증권이 27일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6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올렸다. UBS증권이 이날 제시한 83만원은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UBS는 “삼성전자가 낸드 플래시, TFT LCD, 휴대폰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세전 영업이익(EBIT) 추정치가 12% 증가한 9조9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에 따른 지분법 손실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8조4400억원의 순이익 추정치는 종전대로 유지했다.
LG투자증권 역시 목표가를 기존의 57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구희진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이 당초 추정치 8조5000억원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한 9조7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통신 장비 부문 수익성이 당초 예상치보다 소폭 하락하겠지만 반도체와 LCD부문에서 수익 증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매출액이 처음으로 5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올해 예정된 2조원의 자사주 취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아왔던 삼성카드 문제 역시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아가고 있어 위험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원증권도 삼성전자 주가가 1차 재평가 수준인 53만원에 안착했고 현재 2차 재평가가 시도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53만원에서 6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승욱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및 영업 이익이 각각 53조원과 10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플래시 메모리의 이익률이 40%대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TFT LCD 의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어 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이익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상승 행진에 대해 △DDR 대비 약 90%의 가격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족의 장기화 △삼성SDI 매출을 추월한 TFT LCD부문의 고성장세 △번호 이동성 시행에 따른 휴대폰 출하량 증가 등의 요인으로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 TFT LCD부문의 이익이 D램 부문을 추월, 삼성전자 주가와 D램가격간 상관관계는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CSFB증권은 73만원선까지 치솟을 수 있으나 60만원 초반부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중이지만 이론적 주가 고점과 합리적 상승 여력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고점에서 매수를 꺼려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론적 고점 대비 10∼15%선 아래에서 한계치를 잡아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