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보호 업체의 상당수가 최근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마케팅 능력과 자금 부족이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회장 안철수)가 발표한 ‘국내 정보보호 산업 해외 진출 현황’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국내 197개 정보보호 업체 가운데 31%인 61개 업체가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일본에 23개 업체(37.7%)가 진출해 가장 관심이 높은 시장으로 꼽혔다. 15개 업체(24.6%)의 중국과 11개 업체(18%)의 미국이 그 뒤를 이었으며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지역도 8개 업체(13.1%)가 진출해 국내 정보보호 업체 해외 진출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지 업체와의 협력 통한 OEM 선호=조사대상 중 76개 업체가 앞으로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올해와 내년을 해외 진출 시기로 잡은 업체가 각각 44개(57.9%)와 17개(22.4%)로 올해가 국내 정보보호 업체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 형태는 해당 국가의 현지 업체와 협력을 통한다는 응답이 55.7%로 가장 많았고 현지 법인과 현지 지사 설립은 각각 21.3%와 18%로 조사돼 국내 정보보호 업체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방향은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형태를 묻는 항목에는 자체 브랜드가 56%로 44%인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에 비해 조금 많았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OEM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작년 같은 조사에서는 자체 브랜드와 OEM 방식이 각각 72.4%와 27.6%였다.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이 무기=해외 시장에 대한 국내 정보보호 업체의 경쟁력 평가는 ‘기술’과 ‘제품 및 서비스’가 높게 나타났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취약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외 시장 경쟁력은 기술이 5점 만점에 4.02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3.72점의 제품 및 서비스와 3.64점의 가격 경쟁력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고객지원의 질이 3.17점으로 열세를 보였으며 브랜드 인지도는 2.4점으로 매우 낮았다. 지역별로는 일본과 유럽,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해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제품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제품 현지화와 마케팅 제휴 전략이 그 뒤를 이었다. 집중화 전략이나 현지 인력의 전문성, 그리고 유통 차별화 등은 중요도가 덜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 및 세제 지원 절실=해외 진출에서 나타나는 애로 사항은 마케팅에 필요한 자금부족(3.93점)이 첫번째로 꼽혔으며 마케팅 능력(3.72점), 인력 조달(3.61점), 현지 시장 정보 획득(3.59점) 등도 걸림돌로 나타났다. 반면 현지의 문화적 특성(3.4점)이나 물류비용(3.09점), 해당 국가 정부의 규제(3점) 등은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도 이러한 추세는 그대로 반영되는데 유럽과 미국 등 지역이 넓고 사회적 물가가 비싼 지역의 마케팅 비용 문제가 두드러졌다. 중국은 인력 조달과 현지 시장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은 마케팅 능력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를 증명하듯 해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을 묻는 질문에는 자금 지원이 4.28점으로 가장 절실하다고 응답했다. 마찬가지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수출에 따른 세제 혜택이 4.14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국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4.1점)나 제품 개발 후 특허 및 인증 절차의 간소화(4.05점)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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