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규모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커넥터 산업의 발전을 모색할 산업협회가 새로 생겼다. 지난해 설립을 결의하고도 전자산업진흥회와 업무 협의로 일 년이나 출범이 연기되는 곡절 끝에 생긴 터라 의미가 크다.
“회원사의 기술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산학협동에 힘쓰며 우수 장비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등 커넥터 업계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참입니다.”
한국커넥터산업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 된 한국몰렉스 정진택 사장(63)은 커넥터 산업이 일본의 기술 장벽과 중국·대만 등 중화권 업체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협회가 나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커넥터는 제품이 6만여 종으로 다양하고 시장이 거대해 생산, 판매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협회를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특히 커넥터 표준화 및 특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진택 회장은 지난 84년 한국몰렉스 사장으로 취임, 20년째 같은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수 CEO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국정 현안인 이공계 살리기와 고용창출과 관련해 부품 산업 육성이 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부품산업은 이공계 고용 촉진에 유리합니다. 이공계 임직원의 비율이 약 80%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국내 부품업체가 경쟁력을 상실,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현실이 이공계 기피와 청년실업의 주원인이 된다고 분석됩니다.
정 회장은 국내 업체들이 기술 장벽을 넘지 못해 정부에서 부품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30년간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아직 수입의존도가 60%에 육박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부품 업체들이 대기업의 가격 인하 압력에 힘들어 하지만 업계 1등 제품은 원가인하에 영향 받지 않습니다. 국내 커넥터 중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은 없습니다. 누군가 최첨단 제품은 개발하고 있는데 그게 한국은 아니라는 것이죠. 카메라폰 등 차세대 기기가 나올 때마다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멈추지 말고 기술력을 높이는 길밖에 없습니다.”
<안산=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