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과 아이빌소프트, 적대적 인수합병(M&A) 맞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의 전례를 볼 때 “너무 쉽다” 싶을 정도로 술술 풀리는 등의 M&A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어 많은 이들을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먼저 김태정 전 법무장관과 김진호 전 골드뱅크 대표 간의 지분경쟁으로 관심을 모았던 아이빌소프트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김 전 법무장관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지난달 27일 아이빌소프트의 주주총회에서 김 전 법무장관 측은 김진호 사장 측인 비젼텔레콤과 표 대결 없이 쉽게 경영권을 장악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표 대결을 불사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진호 사장은 주총 현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비젼텔레콤 측은 “김 사장은 업무상 일본 출장길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석연찮은 설명만을 했다.
영국계 연기금펀드인 헤르메스의 공격적 지분 매입으로 급등했던 새롬기술도 이상 움직임을 보였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 매입을 하겠다고 밝혔던 홍기태 새롬기술 사장은 지난 28일 주식을 매입한 이후 하루 만에 특수관계인(홍기태씨 부인 명의) 지분을 내다팔았다. 헤르메스의 공격적 주식 매입에 방어적인 입장에 있는 홍 사장의 특수관계인이 오히려 지분을 매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자세를 취한 셈이다.
특히 홍 사장 측은 자신이 산 주식을 내다팔 경우 증권거래법상 ‘단기 차익 반환의무’에 저촉된다는 점을 피하기 위해 특수관계인 지분을 판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도 나오고 있다. 현행 증권거래법상에서는 회사의 주요주주와 특수관계인이 6개월 이내에 자사주를 사고 팔아 차익이 발생할 경우 그 차익을 회사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처럼 홍 사장이 주식을 사고 그 부인이 지분을 판 경우에는 단기 차익 반환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승규기자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