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성` 효과 크지 않았다

 번호 이동성 도입과 요금 인하에 따른 이동통신 3사의 주가 영향은 예상처럼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번호 이동성 도입 한 달을 맞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3사의 주가 변화를 확인한 결과, SK텔레콤이 10.55%가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KTF는 6.28% 상승했고 LG텔레콤은 오히려 2.07% 주가가 내렸다. 많은 관심에 비해 이들의 1월 주가는 시장 대표주들의 상승률에 모두 미치지 못했고 기존 구도에도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번호 이동성 도입으로 가입자 수 감소가 불가피했던 SK텔레콤은 1월 한 달간 가입자 순감 규모가 1만7000 여명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돼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번호이동 이탈자가 있었지만 010 신규가입자 확보가 두드러졌다는 것. 여기에 지난달 30일 발표한 지난해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웃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연말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던 KTF는 1월 이후 공격적 마케팅으로 한 달 동안 총 37만명의 신규 가입자 확보에 성공했다. 가입자 수만 놓고 볼 때 번호 이동성에 따른 최대 수혜주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공격적 마케팅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은 주가 상승의 제약 요소로 지적됐다. LG텔레콤은 12월의 가입자 수 증가는 부각됐지만 1월 이후 KTF의 공격적 마케팅에 밀리면서 주가 역시 약세였다는 평가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번호 이동성 마케팅 비용과 요금인하 이슈 등은 모두 이통 3사의 주가를 억누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요금인하 가능성 등 사업자 간 경쟁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어서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번호 이동성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1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입자 수 변화 등은 점차 완만해 질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펀더멘털에 따른 이동통신 업체 간 주가 차별화 역시 1분기 실적 집계가 마무리되는 4∼5월 경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