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기EL산업 `낙오` 위기

국내 2세대급에 집중…일본·대만은 3세대 투자 진행 한발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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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기EL업체들이 2세대급(370×470mm)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일본은 물론 대만업체들이 공격적으로 3세대 투자를 진행하거나 검토중이어서 향후 유기EL분야에서 한국이 뒤처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전자, 네스디스플레이, 코오롱네오뷰 등 국내 유기EL업체들은 현재 2세대급 투자를 마쳤거나 진행중인데 반해 일본업체들은 3세대 투자를 이미 진행했으며 일부 대만업체들도 3세대 투자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EL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만의 TFT LCD업체들이 노후 라인을 저온폴리(LTPS)라인과 유기EL증착공정을 적용한 유기EL 전용 생산라인으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중이며 3세대급(600×720mm) 투자까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3세대 유기EL증착 장비가 개발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상용화돼 3세대 유기EL라인에 적용될 경우 국내업체들이 규모의 경제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업체 TFT업체 가운데 유기EL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AU옵트로닉스, 치메이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업체들은 이미 3세대 투자를 상당부분 진행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샤프·파이어니어·SEL이 공동으로 설립한 엘디스는 지난해 말부터 600×720mm의 3세대 유기EL라인을 가동중이며 코닥과 산요가 합작한 SK디스플레이도 지난해 말부터 550×670mm 라인을 가동, 세계에서 처음으로 능동형 유기EL을 생산중이다. 소니는 올해부터 600×720mm의 3세대급 유기EL라인을 본격 가동, PDA용 AM유기EL을 생산할 예정이며 교세라는 최근 대만 치메이의 자회사인 ID테크를 인수, 이곳에서 유기EL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ID테크는 550×650nm의 LCD팹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2세대 유기EL 라인 투자에 힘을 모으고 있다. 삼성SDI는 370×400mm의 수동형 유기EL라인을 보유한데 이어 같은 사이즈의 AM 유기 EL라인을 올해 구축할 계획이며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370×470mm의 AM·PM을 구축한 바 있다. 코오롱네오뷰도 연내에 370×470mm 사이즈의 유기EL라인을 구축,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네스디스플레이는 현재 천안에 위치한 200×230mm 라인외에 올해 싱가포르에 370×470mm 유기EL 라인을 구축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밖에 최근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채권단으로부터 투자 승인을 받고 유기EL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유기EL의 사용처가 휴대폰 등에 한정돼 있어 차세대 라인을 보유했다는 이점이 그다지 크지 않다”며 “그러나 PDA, 내비게이션 등 보다 대형 제품으로 유기EL사용범위가 확대될 경우 차세대 라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강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