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후광` 만만찮네…

올 코스닥 공급계약 공시 21.7% 차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공급계약 공시 현황

 연초부터 코스닥기업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일까지 이뤄진 60건의 코스닥 공급계약 공시 가운데 13건이 삼성전자에 대한 수주 발표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공시된 전체 코스닥 기업들의 납품 발표 가운데 21.7%(수주 건수 기준)가 삼성전자를 통해 얻었다는 분석이다. 표 참조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신규 투자에 나서면서 코스닥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에 대한 제품 공급계약을 재료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들도 속출하고 있다. ‘삼성전자 후광’ 수혜를 보고 있는 종목들이 적지 않다는 것. 최근 코스닥에서 주가 강세와 관심주로 부각되고 있는 반도체 장비주(아토, 프롬써어티, 에스티, 피에스케이 등)나 휴대폰 부품주(인탑스, KH바텍 등) 등도 모두 삼성전자와 연계됐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코스닥 기업의 다수가 반도체 장비와 재료 업체, 휴대 전화 단말기 부품업체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의 수익성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투자 규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주가 역시 같은 흐름”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런 현상은 삼성전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재확인시켜 준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7조9000억원 규모의 연간 시설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조2000억보다 10% 정도 상향된 수준이며 올해도 삼성전자의 코스닥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는 코스닥 벤처 기업들이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와 함께 많은 수의 등록기업들이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의 단순 하청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등록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며 “이들은 삼성전자라는 우량 협력·관계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