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을 높여라’
수익률 문제가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 등 신유통 업체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거래 매출 규모는 커지지만 정작 수익 구조는 날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 이에 주요 업체는 올해 ‘수익 경영’을 모토로 고마진 확보를 위한 전략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홈쇼핑 사업자는 지난해 단가가 높으나 마진이 적은 가전과 컴퓨터의 비중을 대폭 줄였다. 대신 식품· 주방용품처럼 단가는 낮지만 고마진이 보장되는 상품을 집중 편성하고 있다. 2002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편성된 컴퓨터는 지난해 주 2회 가량으로 대폭 축소했다. 반면 밀폐용기· 김치· 고등어와 같은 수익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LG홈쇼핑 조성구 본부장은 “수익 중심의 상품 전략은 지난해 매출액 기준이 수수료 베이스로 전환된데다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고가 상품 판매가 줄어든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초 우리홈쇼핑이 보석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보석 제품은 고가이어서 잘 팔리지 않고 팔린다 하더라도 반품되는 확률이 높다. 다른 홈쇼핑 사업자도 판매 포기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10만 원 대 이하의 액세서리류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PCA 생명 보험 상품, 우리홈쇼핑의 번호이동성 휴대폰 등은 단가는 낮지만 고마진이 보장되자 공격적으로 편성된 대표적 사례다.
고마진 확보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은 독점 상품 개발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상품력 있는 상품을 독점 상품으로 개발해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것. 브랜드를 키워주고 적극적인 편성을 해 주기 때문에 높은 마진을 보장할 수 있다. 물론 홈쇼핑 채널 차별화라는 반사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솔CSN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한솔CS클럽은 지난해 수익이 나지 않는 카탈로그 사업 등을 완전 철수했다. 또 CS클럽 로고를 새로 개편하고 각 상품군별 카테고리를 전문 몰 수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상품도 수익이 좋은 스포츠, 의류 등 생활용품과 건강, 레저 쪽으로 집중 편성하고 있다. 인터파크도 올해 매출 목표와 영업이익 달성을 위해 전략 상품군 발굴과 집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고마진, 고성장 사업군인 리빙· 생활용품· 패션 상품의 상품군을 대폭 강화했다. 옥션은 지난달 사이트 노출 상품군을 전면 재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핸드폰, 화장품· 향수, 주얼리·시계 카테고리가 신설됐다. 대신에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소규모 카테고리는 폐지 또는 명칭을 바꿨다. SK디투디도 차별화된 상품과 수익률 확보를 위해 오래전부터 자체 상품(PB) 와 독점 기획 상품 등을 발굴해 왔다. 또 차별화된 독자 상품을 기반으로 구매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도 크게 확충했다. SK디투디는 ‘리뷰 센타’코너를 두고 상품평 관리의 아웃소싱을 통하여 대고객 접점의 질을 높이고 구매에 도움을 주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창준 SK디투디 사장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SK디투디의 전략은 품목과 서비스의 차별화"라며 "이를 위해 카탈로그 사업의 경우 독점 기획 상품을 4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