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CMO]하석구 한국HP 마케팅 총괄 이사

 국내 대기업에 30대 후반 나이의 이사급 임원이 출현하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하물며 연공서열 개념도 적고 직책 자체에 의미 부여를 그다지 하지 않는 외국계 기업 특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국HP 마케팅을 총괄하는 하석구 이사(41)는 앞의 이유를 제쳐놓고서라도 1조7000억원이 넘는 회사, 더군다나 컴팩코리아와의 합병에 따른 혼란스런 상황에서 통합 한국HP의 기업 브랜드와 이미지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사에서 합병 조직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몇 안되는 지사 중 하나로 꼽힌 것이 가장 기쁜 일이죠. 통합 한국HP의 이미지나 브랜드도 잘 정착시켰다고 평가되는 만큼 한 시름 돌렸습니다.”

 하 이사는 앞으로 ‘플러스 HP‘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유 플러스(You+) HP‘로 2단계 전략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브랜드 인지도를 계속 높여가는 것 외에 한국HP 마케팅팀에서 세운 올 핵심전략은 두가지. 하나는 한국지사에서 가장 먼저 세운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전략을 측면 지원하는 것과 차세대 컴퓨팅 전략인 AE(어뎁티브 엔터프라이즈)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치는 일이다.

 이를 위해 하 이사는 국내 솔루션 개발 업체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 e코리아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 이사는 무엇보다 ‘찌푸린 얼굴‘이 아니다. 고민을 떠안고 있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본인 말처럼 “쉽게 쉽게 가는 스타일”, 직원들 평처럼 “즐거운 회식 문화를 좋아하는” 쾌활한 사나이. 비록 늦은 귀가로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덜기 위해 시작했지만, 한 달에 2∼3편의 영화는 꼭 보고 마는 영화광이기도 하다.

 하 이사는 자신의 이런 성격에 비춰 “업무 특성이 대외적이고 외향적인 마케팅에 제격”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꼼꼼함‘이 떠오르는 ‘재무‘통이다. 서울대와 미 보스턴대 MBA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지난 91년 한국HP에 입사한 하 이사는 2년 전 통합 조직 출범과 함께 마케팅을 총괄하기 전까지인 12년간 쭉 파이낸스만을 담당했다. 지금도 마케팅 업무 중 중요한 역할로 단기간 내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는 ‘벤처 투자‘를 맡고 있다.

 “지사 입장에서 현지 사정을 잘 알리고 우리가 좀 더 유리하게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하 이사는 “플러스 HP 캠페인에 국내 기업이 포함돼 세계 시장에서 알릴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HP의 전략은 고객 중심에서, 우리가 고객의 신속한 변화에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느냐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는 하 이사는 “마케팅 역시 고객과 파트너 입장에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한국HP의 마케팅 전략을 밝혔다.

 <신혜선기자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