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각종 인터넷 게시판의 IP 주소공개와 이를 기반으로 한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IP 추적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야 각 당이 최근 사이버 정당을 중심으로 한 네티즌 표심몰이에 적극적이어서 IP 주소추적은 이번 선거에서 핫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침해하고 불법 해킹을 유도하는 등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찬반 논쟁도 불거질 전망이다.
◇고조되는 IP 추적 열기=네티즌들의 IP 추적운동(놀이)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 타인에 대해 명예훼손까지 이어지는 허위 사실 및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익명 게시자의 인터넷주소를 추적해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총선 이후 각종 선거때마다 경쟁 후보 및 정당에 대한 헐뜯기나 비방문을 무차별적으로 올리는 ‘블랙네티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추세여서 IP추적에 대한 당위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IP추적은 게시판 글 맨 뒤에 게시자의 주소가 공개된 경우 이를 한국인터넷정보센터 등의 주소 검색 코너(http://ipwhois.nic.or.kr)에 입력만 하면 구체적인 게시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인터넷 실명제 및 전자서명제를 적극 반대해온 민주당 등이 네티즌의 IP 추적운동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포털, IP 주소 공개 추세=영향력 있는 포털들이 게사판 글의 IP 주소 공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IP추적 운동을 확산시키는 새로운 요인이다. NHN의 네이버는 지난달 15일부터 토론방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모든 가입자의 IP 주소를 공개하고 있다. NHN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IP 공개에 동의하는 네티즌만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며 “선거기간 동안 이같은 조치가 건전한 토론장 문화 조성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이버와 함께 이번 총선을 앞두고 패러디 이미지 공모전 등을 개최하면서 급부상한 디시인사이드(http://www.dcinside.com)도 IP를 공개하는 사이트 가운데 하나다.
◇프라이버시 침해우려=그러나 이 운동이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올지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게시글에 대한 IP 주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측은 “PC방 등에서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기업 고정 근무자 등은 세세한 정보까지 추적당할 수 있어 개인 정보 침해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의도에서 시작된 IP 추적운동이 불법 해킹 행위를 조장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 1팀 양근원 경정은 “IP 추적 운동이 인터넷정보센터 등을 통해 쉽게 IP를 찾을 수 있는 수준에서 벗어나 로그인 정보 등에 대한 접속을 시도하는 수준이 된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