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규모와 시장점유율 면에서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번들링 상품과 부가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정(靜)중동(動)’의 양상을 띨 전망이다.
5일 KT,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에 따르면 올해 순증가입자는 각각 83만명(KT), 70만명(하나로통신), 96만명(KISDI 전망)으로 77만명이었던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1, 2위 사업자인 KT와 하나로통신은 가입자당매출(ARPU)과 가입자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면서 두루넷 인수전의 전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협력구도, 데이콤의 시장진입 등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수익성이 최우선=수익성이 제1과제로 떠올랐다.시장정체가 예상돼서다.
KT는 올해 100만여 회선 VDSL 투자를 품질이 떨어지는 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나로통신과 속도전을 벌일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초점은 수익성. 현재 월 2만9500원 수준인 APRU를 높이기 위해 신인증체계를 구축하고 부가서비스 매출을 1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크린아이’ 등 고객 유지 효과가 큰 서비스를 확대해 1.7% 가량인 해지율을 1.5%로 내리고 번들상품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나로통신도 해지율을 1.8%대에서 1.3%까지 낮추기 위해 시내전화, 방송과의 번들상품을 적극 보급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방송+초고속 상품 제공을 위해 SO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광동축혼합(HFC) 초고속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KT와의 충돌을 피하고 성과없는 VDSL속도경쟁을 최소화한다는 이른바 ‘현명한 추격자(Smart Follower)’를 표방했다.
◇두루넷의 향방이 관건=하나로통신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는 것은 공식 천명한 두루넷 인수 등 후발사업자 구조조정 과정에서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회사 측은 이미 두루넷 인수에 필요한 재원마련은 물론 이와 관련, 외자 측과의 의견을 조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데이콤이 아직 정홍식 사장 체제를 공식화하지 않았으며 두루넷도 독자생존형 법정관리체제를 시작해 인수절차가 조만간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시장에선 두루넷의 향방에 따라 초고속시장의 재편은 물론, 시장 혼탁이 재발할 수 있다며 주목했다.
◇SO에 주목=번들링 상품을 최대 승부처로 삼는 사업자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협력과 경쟁을 관건으로 꼽았다. SO들은 수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이어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해 통신사업자를 위협해 왔다.
하나로는 일부 지역에서는 파워콤 대신 SO의 네트워크를 빌려 쓰기로 했고 DMC도 직접 추진보다는 SO와의 협력으로 방향을 틀었다. DMC, 인터넷전화 번들 상품으로 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예정인 데이콤도 BSI를 통한 SO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KT도 SO 등에 대응, 초고속+스카이라이프 상품에 골몰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데이콤 행보에도 관심=데이콤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현재 점유율 1.8%인 데이콤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에 따라 시장 경쟁 판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파워콤 망을 고도화하면서 DMC, 인터넷전화 번들 상품을 제공한다는 기본전략이다.
구체적인 가입자 목표와 마케팅 전략은 밝혀지지 않았다. 데이콤이 어떤 전략을 펼 것이냐에 따라 시장 판도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두루넷 인수 건과 맞물려 시장경쟁의 큰 변수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두루넷 향방 `판도라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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