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모델 부재와 외국 거대기업의 진출로 위축된 국산 ERP(전사자원관리) 업계가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중국 정부차원에서 ‘정보화가 공업화를 이끈다’는 전략으로 기업 정보화를 권장하면서 대기업 및 중견ㆍ중소기업들이 ERP도입에 적극 나서자 국내 ERP업체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신식산업부가 지난해 하반기 국가산업표준인 ‘ERP 규범’을 전격 시행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로 접어든 중국 ERP시장은 올해 22억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다. 신식산업부 산하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ERP 시장은 2002년 기준으로 2100억원에 이르며 향후 5∼8년간 평균 29.6%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 2001년 이후 SAP와 오라클이 중국에서 SMB용 ERP 시장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쑈진디에·용요우·랑초우 등 중국 현지기업들이 이에 대항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중국 현지기업들 대부분은 시스템 구축 경험과 사후관리 서비스 능력 면에서 뒤떨어져 국산 업체들이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존다스(대표 김용우 http://www.duzonerp.com)는 2002년 초 북경에 ‘북경득진망’이라는 100% 투자법인을 설립,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영한전자유한공사, 성주음향유한공사, 상해 성도금속 등 30여 사이트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한 지난해 매출액은 80만 달러에 이르며 올해는 100만달러의 매출이 목표다. 중국현지에 맞게 개발한 제품 ‘네오X’는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1월 중국신식산업부로부터 제품인증을 받기도 했다.
김용우 사장은 “아직도 ERP 도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중국 중소기업들이 많다”며 “가격을 낮춰서라도 중국인들이 알만한 준거 사이트를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 http://www.ksystem.co.kr)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ERP 구축 프로젝트를 준거 사이트로 삼아 현지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영림원은 삼진 경동세라텍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에 솔루션을 공급했다. 영림원은 일단 국내 업체들을 주 타깃으로 잡고 있으며 중국 현지 기업으로 영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 http://www.koreahinet.co.kr)도 지난해 베이징에 현지사무소 골륜회계사무소를 설립하고 영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하이네트는 올해부터 중국의 ERP벤더를 확보해 영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SW제품에 인식이 낮은 점을 감안해서 사업을 펼쳐야 하며 정부의 지원과 함께 해외 시장을 위한 업계의 공동브랜드의 사용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이네트 김희천 이사는 “ERP와 같은 SW는 카피가 쉬운데다 국내에서 6천∼1억원 정도하는 가격은 중국에서 비싸다는 인식인 많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중국 `ERP 규범` 전격시행으로 개화기 맞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중국 업종별 관리용SW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