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정보격차 해소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이미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신설할 정보격차연구센터 등을 중심으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격차해소 전문기관이 되겠습니다.”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46)은 첫마디부터 열정적인 표정과 제스처로 기관장으로서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성장동력 등에 과도하게 집중된 관심을 정보격차 해소문제로 유도하겠다는 표현으로도 읽힌다.
사실 진흥원은 지난 해 원으로 승격된 첫해인 탓에 조직을 가다듬고 모양새를 갖추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영업사원과 같은 서비스 마인드로 재무장하자”는 손원장의 신년사에서도 알 수 있듯 혁신과 변화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한국정보문화센터로 출발해 지난 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진흥원으로서는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현재 우리 사회는 인터넷 이용자수 2800만명 돌파, 초고속인터넷이용자수1000만 돌파 등이 말해주듯 고도정보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의외로 계층간 정보격차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노인과 청소년간, 일반인과 장애인간의 정보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손 원장은 “정보통신기술의 고도화와 전면화에 따라 우리 사회의 정보격차 양상도 크게 달라지고 있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노인층의 정보격차 해소에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지식정보사회 진입은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진흥원은 올해 다양한 정보격차 해소사업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우선 전국 30개 지역에 기존 정보접근시설과 차별화된 다기능 정보이용센터를 구축해 정보접근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중고PC도 2만대 이상 보급해 소외계층에 1인 1PC를 실현하는 한편 정보화보조기기 및 SW 4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기존에 구축된 소외계층 대상 콘텐츠의 업그레이드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올해 35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질 정보화 교육에서 계층별 전문교육 및 실용교육의 비중을 40%로 높여 정보화 교육이 수혜자들의 실질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타 부처(7개)에서 총 21만명에게 제공할 정보화교육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기업체와 연계한 실용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다수의 일자리가 창출되게 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글로벌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국제협력도 강화해 300명에 달하는 외국인들을 초청해 해외IT전문가로 육성하고 지난 해에 이어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300여명을 30여개 개발도상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개도국정보접근센터(IAC)도 지난 해 베트남, 루마니아, 이집트 3개국에 이어 2개국을 추가로 개소할 방침이다.
올해는 지난 해까지 크게 비중을 두지 못했던 정보화역기능 예방 및 교육사업에도 역점을 둬 정보통신윤리교육(7만8000명), 인터넷중독상담(4000건), 사이버범죄사업교화(2000명) 등을 다양하게 펼치고 연령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노인정보화제전 추진도 검토중이다.
손 원장은 “전자정부의 고도화, e러닝, e워크의 확산 등으로 e라이프가 국민생활 전반에 침투하고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정보화의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정보취약계층의 불이익도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진흥원이 정보격차 해소의 선봉장이 돼 소외계층의 편에 굳건히 서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