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과 LGIBM의 유통 채널의 근간이 바뀔 전망이다.
지난 5일자로 토니 로메로 사장 체제를 공식화한 한국IBM은 조만간 LGIBM을 포함, BP(비즈니스파트너)사를 줄이는 대신 총판 체제를 중심으로 한 간접 판매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채널 정책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으며 핵심 파트너사를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BP(비즈니스 파트너)를 중심으로 운영돼온 IBM의 간접 판매 전략이 총판 체제로 재편되는 것 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BP는 IBM이 적용하고 있는 독특한 간접판매 방식으로, BP사로 선정된 기업들은 영업에 있어 한국IBM가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며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제품을 수요처에 직접 납품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즉 BP사들은 IBM측이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주요 고객 일부를 나눠 전담하고 있는 일종의 별동 부대와 같은 역할을 맡아왔다.
우선 LGIBM은 기존 BP사를 대폭 축소하고, 총판을 통한 간접판매와 직판 두 가지 영업 방식 위주로 영업 정책을 확정했다. 한국IBM의 경우 BP를 없앨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제품별 우수한 파트너사를 총판으로 새롭게 선정해 간접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BM측이 BP 제도를 없애려는 것에 대해 지난해 불거진 납품 비리와 같은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을 줄이자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수요처를 직접 관리하다 보니 영업 전략에 따라 본사의 지원책이 차별화될 것이 분명하고, 여기서 특혜 시비가 일고, 담합이나 뇌물수수와 같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IBM측은 “BP사에게 특권을 부여하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로앤드 모델 판매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다 보니 총판을 통한 유통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총판 중심의 간접 판매 외에도 한국IBM은 간접 판매에 대한 유통 절차를 엄격히 관리하는 제도로 가동할 예정이다. 서버 시장에서 제품이 최종 수요처까지 도달하는 경로가 5단계에서 많게는 10단계까지 거치는 기존 유통 관행을 2∼3단계로 줄여 엄격히 관리한다는 것이다.
한편 새롭게 선정되는 총판으로는 IBM p시리즈(유닉스서버)의 경우 코오롱정보통신·LG엔시스·SK네트웍스·하이트론 등 4개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코오롱과 LG엔시스는 p650 이상의 하이엔드 제품을 취급하고, 나머지 2개사가 지난해에 이어 p650 이하 제품을 계속 전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LGIBM이 관장 하고 있는 x시리즈(IA서버)는 LG엔시스·EAP·IP샌 등 3개사가 총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존 ‘x패밀리‘ 소속 파트너사들 중 다수는 총판 산하로 흡수될 전망이다. 하드웨어의 차세대 성장 동인으로 주력하고 있는 스토리지 분야의 경우 CIES·아이오펙·LG엔시스 등 3개사를 총판으로 새롭게 선정해 집중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z시리즈(메인프레임)와 i시리즈(AS400)은 사업 특성상 기존 협력업체와 관계가 존속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