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점 `873 고지` 넘어서나?

환율 변수 등 남아 장기 상승은 지켜봐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종합주가지수와 외국인순매수 추이

 최근 기대 이상의 주식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직전 고점인 종합주가지수(KOSPI) 873포인트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3일 환율급락으로 840선이 무너졌던 국내 증시는 예상보다 빠른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한데 이어 금주 들어서도 오름세를 유지하며 지난달 27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 873.61포인트를 향해 순항중이다. 직전 고점 돌파는 으레 상승 과정에서 겪기 마련인 시장 조정을 이겨낸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위기 전환 성공=지난 주말 열린 서방 선진 7개국 재무회담(G7회담)의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주식시장은 10일 866.80포인트까지 올라 이미 반등 목표치인 전고점에 근접했다.

특히 지난주 순매도 양상을 보였던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선 만큼 분위기는 더욱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6일과 7일 이틀 동안에만 4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했다.

이와 함께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체 시장에서 21%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가 5일 이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전고점 탈환 기대=이 같은 긍정적인 요인에 힘입어 조만간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져 예상 외로 별다른 조정 없이 전고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보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시장의 불안 요소가 상당부분 해소된 만큼 전고점을 깨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도 “현 상황에서 전고점을 넘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향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통한 900선 고지 탈환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적 상승은 미지수=하지만 상승세가 이달 말까지 유지되며 중장기적인 흐름을 탈 것인지는 아직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악재의 ‘희석 효과’에 따른 일종의 ‘회귀 단계’ 일뿐 장기적인 상승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는 힘들다는 해석이다.

강 연구원은 “장기적인 상승 여부는 경기선행지수 등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의 주요 거시경제지표를 지켜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지금의 상승세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최근의 외국인 매수 강도가 올 초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아직 환율 변수가 잠재적인 불안으로 남아있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계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