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출시를 앞둔 LG텔레콤의 MP3폰을 둘러싸고 음악계의 저작권 침해 시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음악서비스 업계가‘음악 제공거부’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본지 2월 3일자 16면 참조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즈맥스, 예당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등 12개 음악서비스 업체로 구성된 ‘디지털음악기업협의체’는 LG텔레콤의 MP3폰에 음악을 제공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같은 내용을 LG텔레콤 측에 정식 공문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대부분 메이저 음반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이들 업체는 최신 가요 음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LG텔레콤이 선보이는 MP3폰은 이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최신음악을 전송받을 수 없게 된다.
이런 조치가 가능한 것은 아직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에 표준이 없기 때문이다. DRM이 적용된 파일을 제공하는 음악사이트들은 새 기기와의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왔다. 광범위한 호환성은 사이트의 경쟁력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이번엔 역으로 LG텔레콤 기기와의 호환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P2P방식의 무료공유 사이트에서도 최신 MP3 파일을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최신 음원을 보유한 정식사이트에서 기기와의 호환을 거부할 경우 서비스 신뢰도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LG텔레콤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와함께 음악계가 음악제공 거부라는 ‘무기’를 향후 LG텔레콤 측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아직 MP3기기의 DRM 적용이 법으로 규정되지 않아 저작권을 바라보는 이동통신사나 하드웨어업체의 인식변화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은 현재까지는 핸드폰에 DRM 솔루션을 장착하되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DRM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MP3 파일도 전송받을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음악계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지만 소비자 선택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음악계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