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모바일게임 전략 따로따로

SK텔레콤 `선별`-KTF `고급`-LG텔레콤 `특화`

 번호이동성제 시행 이후 나타나고 있는 이동통신 3사의 치열한 세력 공방이 모바일 게임부문에 옮겨 붙고 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등 3사는 제각각의 차별화 전략으로 급성장하는 모바일게임부문의 ‘파이’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3사의 경쟁구도를 ‘선별화’(SK텔레콤), ‘대작 육성’(KTF), ‘틈새 공략’(LG텔레콤)으로 구분짓고 있다.

◇SK텔레콤, “튀는 게임에 우선권”=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은 게임 계약방식을 이전 무작위에서 인기 상위권내 선별 구매방식으로 변경, 현재 26개 게임업체와 구매대상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런 변화에 대해 게임업계는 “업계 길들이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SK텔레콤측은 “인기있는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서비스를 편성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플랫폼 정책에서도 용량제한성이 큰 기존 GVM 중심에서 탈피, SKVM, 지넥스 등 한층 개선된 플랫폼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선별정책에 플랫폼 용량 제한에 따른 ‘인기게임 우선 확보’의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SK텔레콤이 밝히고 있듯 3월의 구매대상 계약이 어떤 규모로, 어떤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26개 계약를 1군으로, 추가 100곳을 2군으로 편성하지 않겠는가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KTF “게임 만큼은 앞선다”= 번호이동성제 시행후 KTF는 신규단말기 보급 확대와 게임수요 증가로 매출이 지난 1월, 전달에 비해 25% 가량 급증한 것에 고무돼있다. 브루(Brew) 플랫폼이 용량 제한 철폐로 대작 중심의 게임 구동이 가능하고, 특히 네트워크게임의 호조로 인해 매출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작 게임에 대한 자신감은 최근 게임매출의 ‘핵’으로 작용해왔던 고스톱류를 전체 게임메뉴에서 빼내 따로 갬블류 게임으로 묶은 것에서도 나타난다.

KTF 관계자는 “어떤 개발사에게도 제한없이 제안을 받아 서비스를 붙이고 있지만, 인기도에 따라 판도가 자연스럽게 가려진다”며 “철저히 경쟁에 맡기지만 방향성은 대작 중심, 고품질의 게임에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KTF는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표준 ‘위피’ 플랫폼의 게임을 집중 육성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LG텔레콤 “특화전략과 연합전술의 병행”= LG텔레콤의 전략은 전체 게임매출의 25% 가량을 올리고 있는 ‘버스·전철안에서 한 게임’으로 대변된다. 작고 가벼운 게임으로 특화된 수요층을 형성해온 것이다. GVM 보다 더 열악한 자바 플랫폼의 용량 한계 때문에 당분간 LG텔레콤의 이같은 전략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목되는 것은 LG텔레콤이 현재 위피기반 게임 분야에서 KTF와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조만간 양사 게임실무자들이 회동을 갖고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점도 커다란 진전으로 보인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위피라는 공통 플랫폼을 활성화함으로써 개발사들의 비용부담을 완화하고, KTF와도 게임선물하기 등 다양한 연계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125종의 게임업체수를 절반인 60∼70개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