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도스, 내달 한국 진출

세계 번역 SW 시장 70% 점유…국내업체들 `긴장`

 세계 번역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트레도스가 국내에 진출한다.

 그동안 국내 번역 소프트웨어 시장은 국산 전문 업체들이 주도해왔으며 외국 대형 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직접 사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레도스의 아시아지역 본부인 중국 법인은 주요 임원을 파견해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도스는 이를 위해 쉬 윤타오 트레도스 아시아본부 마케팅 이사와 콴 류이 기술 이사 등 중국 임원을 파견했다. 쉬 윤타오 이사와 콴 류이 이사는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 업체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협력업체 선정과 관련한 협의를 펼치고 있다. 오는 3월까지 국내 유통망 구축을 끝내고 트레도스 제품의 한국 내 판권을 갖고 있는 21플라자(대표 토니 김)와 함께 서울에 홍보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토니 김 21플라자 사장은 “그동안 트레도스는 국내 일부 대학들을 중심으로 소극적인 영업을 해왔는데 올해부터 한국의 일반 기업과 공공기관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며 “번역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한국어를 비롯해 65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트레도스의 기술력이 한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번역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세계 시장에서 트레도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국내 시장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산 번역 소프트웨어 업체의 사장은 “국산 번역 소프트웨어 업체가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자본과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는 트레도스의 진출은 분명 위협적”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시장 규모의 확대도 기대되므로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84년 독일에서 설립된 트레도스는 세계 11개국에서 15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수는 약 400명이다. 60개국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트레도스 자체 분석에 의하면 세계 번역 소프트웨어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은 2003년 기준 약 5000만 달러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월마트, 노키아, 모토롤라,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스코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