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본PC가 확장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제까지 베어본PC는 확장성에 한계를 보이면서 ‘세컨드PC’ 정도로 인식돼왔다. 원래 베어본PC는 케이스에 메인보드, 파워서플라이만 기본 장착하고 소비자 기호에 따라 부품을 조립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깡통PC. 일반 데스크톱PC에 비해 디자인은 돋보이지만 특수 규격을 지원하는 않는 확장성이나 기능성에서 뒤졌다.
그러나 최근에 선보인 큐브형 베어본PC는 제품 크기나 디자인은 물론, 원하는 카드와 주변기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확장성도 개선되면서 데스크톱PC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일례로 유니텍전자가 다음주 선보이는 솔텍의 ‘큐빅 865GM’과 ‘큐빅 엔포스2 A’ 2종을 선보일 예정으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쿨러가 장착돼 있고, 이상고온이 발생하는 경우 PC가 자동으로 멈추도록 설계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베어본PC가 성능면에서 주력기종에 뒤지지 않는데다 용도면에서 활용폭이 넓어 가정내 ‘메인PC’로 파고들뿐 아니라 홈시어터를 구현하는 ‘홈PC’ 영역까지 넘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HCL에서 공급하는 에이오픈(AOpen) 베어본PC의 경우 OS를 부팅하지 않고도 음악과 영화,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MSI코리아가 3월경 선보이는 ‘메가PC’도 오디오와 PC용 전원이 장착돼 있어 오디오 전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따라 조립PC 시장의 20%까지 베어본PC가 차지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슈마일렉트론·한국크리에이티브기술(HCL)·유니텍전자·MSI코리아 등은 지난해 월 200∼300대 수준보다 배가 늘어난 500대씩 베어본PC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들 외에도 주기판을 유통하는 회사 대부분이 베어본PC를 판매한다는 전략아래 다양한 판촉전을 기획하고 있어 올해 베어본PC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은 확장에 비용부담이 따르고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등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30만∼40만원대인 베어본PC에 CPU와 각종 그래픽카드, 사운드카드를 장착할 경우 90만원대로 껑충 뛴다. 조립PC에 비해서도 비싼 수준이다. 더구나 베어본PC가 일찍 자리잡은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크지 않다는 것도 베어본PC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