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 워크스테이션 절대강자로

유닉스 밀어내고 작년 판매대수 90% 이상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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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유닉스 진영의 아성이었던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윈도NT 시스템이 장악했다. 지난 2001년부터 국내에서 강세를 보였던 윈도NT 워크스테이션이 지난해 대수와 금액 측면에서 유닉스 시스템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윈도NT가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중심 세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자 기존에 유닉스 시스템을 공급했던 업체들도 윈도NT 시스템을 내놓고 있어 향후 윈도NT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한국IDC는 오는 2006년경이면 판매 금액 기준으로 윈도NT를 포함한 IA(인텔 아키텍처) 서버 진영이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에서 윈도NT 60% 점유=지난해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2만8000여대, 1350억여원의 시장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인텔 칩에 윈도NT를 OS로 사용한 시스템은 2만1000여대에 달해 대수 기준으로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판매 금액 기준으로도 60% 이상을 점유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1년 이전까지만 해도 비록 대수 기준으로는 NT에 시장을 내주었지만 전체 금액 기준으로는 시장을 주도했던 유닉스 진영이 완전히 몰락한 결과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국IDC측은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돼 오는 2006년경에 이르면 매출 기준으로 전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윈도NT의 점유율이 8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닉스 진영도 윈도NT 시스템 출시=윈도NT 워크스테이션 진영에 안방을 내준 유닉스 서버 업체들은 기분이 썩 좋을 리 없다. 그러나 NT 대세론을 거스르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좇아 NT 시스템을 내놓는 쪽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리눅스로 차별화시키고 있지만 64비트 인텔 칩인 아이테니엄 기반의 서버를 출시하고 영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실리콘그래픽스가 대표적인 예다. 유닉스가 주도했던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최고 강자로 군림해온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연내 인텔의 x86 및 AMD의 옵테론 칩이 장착된 워크스테이션 신제품을 출시하며 이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윈도NT 워크스테이션 수요를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는냐로 시장 이슈로 바뀐 셈이다.

 기술적으로는 PC클러스터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을 PC클러스터로 대체하거나, 계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을 클러스터하는 시도가 향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주목받을 전망이다.

 ◇대형 수요처로 부상한 현대자동차=현재 워크스테이션 수요는 △제조나 중공업 중심의 설계·공장자동화 등 ‘제품수명관리’ 시장 △디자인이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DCC(디지털 콘텐츠 크레이션) 시장이 두 축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현대자동차가 최대 수요처로 부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고용 인력 4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디자인센터를 새롭게 가동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단일 수요처에서만 수백여대의 수요가 창출하고 있어 정체된 시장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설계에 필요한 계산용 업무를 대형 PC클러스터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다소 ‘무거운’ 구조·설계가 유닉스 환경에서만 가동될 수 있는 인식을 깨트렸다.

 이밖에 아직은 선 솔라리스를 중심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교육용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도 NT로 교체하는 수요가 존재해, 윈백과 수성을 위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HP의 절대 우위 속에 한국델의 급부상=시장이 윈도NT 주도로 변하면서 이 시장의 대표 주자 역시 한국썬에서 한국HP로 바뀌었다. 물론 한국썬은 유닉스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아직까지는 유닉스 강자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한국HP는 윈도NT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 50% 이상을 점유하는 영업력을 과시하고 있다. 약 5100여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 지난 4분기에 한국HP는 절반이 넘는 27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매 분기 1000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보이며 2위를 차지해온 LGIBM은 지난 3분기와 4분기에 판매 대수가 1000대 이하로 떨어졌다. 대신 한국델컴퓨터가 3분기 1400여대, 4분기 1700여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LGIBM의 영업이 위축된 상황 때문에 델이 ‘어부지리’ 격으로 톡톡한 재미를 본 결과다. 이런 구도가 올해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