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못해’ vs. ‘기필코’
각각 우리나라 대기업·중소기업·벤처기업을 대표하는 민간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벤처기업협회가 각각 이달 중 차기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추대과정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경련· 벤처협 과부하등으로 기피= 전경련과 벤처협회 회장직의 경우다.
지난 12일 저녁 ‘재계 빅3’인 이건희 삼성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모두 고사, 결국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이달 18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29대 회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강 회장은 정치 비자금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야 하는 게 큰 부담이다.
벤처협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0년 2월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은 지난해까지만 맡기로 했으나 변대규 휴맥스 사장, 김형순 로커스 사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등이 모두 고사, 회장직을 1년 더 연장키로 했다는 것이다. 무려 50여개의 각종 위원직을 수행하는 장회장은 “전체 일과의 80%를 협회에 쏟는다”고 토로한 바 있다.
◇중기협 ‘대접전’ 예고 =‘미니 대선’으로 불릴 정도로 대접전 중. 오는 27일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김영수 현 회장을 포함 손상규 밸브조합 이사장, 김용구 광업조합 전 이사장, 장인화 철강조합 이사장, 배영기 기계조합연합회 회장, 고종환 제유조합 이사장 등 6명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마하는 후보들은 한결같이 “현 체제론 중소기업 침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제 4단체장의 하나로 상당한 예우를 받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메릿이다. 특히 이전 박상규(17대)·박상희(18, 19대) 회장들의 경우처럼 회장직을 수행하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인식도 한몫 했다는 분석. 중앙회 관계자는 “회장자리에 오르면 국회의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중소기업 대표들은 한번쯤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