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용으로만 여겨졌던 SI산업이 해외에서 실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다. 한국SW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I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액은 총 1억5백만달러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2002년 수주금액 1억1500만달러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수주건수는 2002년의 8건에서 2003년에는 13건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올해는 수출지역 및 분야가 다양화된데다 프로젝트 규모 또한 점차 대형화되고 있어 SI산업의 수출확대는 물론 질적고도화가 급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대되는 지역=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되던 SI수출이 국가별, 지역별로 확산되고 있는 것 자체가 국내 SI산업이 수출산업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2002년까지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몰렸던 SI수출지역은 지난해에는 일본과 유럽, 중동 등으로 확대됐다. KT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보안관리통합시스템을 수주했으며 LG CNS는 유럽에서 600만달러어치의 네트워크통합시스템을 수주했다.
삼성SDS와 SK C&C는 일본과 필리핀에서 각각 800만달러와 1000만달러의 행정정보망과 선거관리시스템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시장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중동과 남미지역은 앞으로 국내 SI산업의 수출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확대되는 분야=SW진흥원 관계자는 “2002년의 경우 은행정보화와 정부 행정 정보와 등 제한된 대형 프로젝트에 국한되었지만 2003년에는 병원, 통신망, 선거관리시스템, 철강, 보안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보안관리 통합시스템과 원격교육, ASP 등은 지난해에만 900만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하며 SI수출의 새로운 품목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전자도서관시스템, 도시교통관리시스템, 항만물류선사관리시스템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I수출지원강화=지난해부터 정통부와 SW진흥원은 전략시장 프로젝트 정보획득 및 G2G협력사업 등을 통해 국내 SI기업의 해외시장 진출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진흥원은 진출기업을 위해 전략시장에 대한 사업기회를 조사 발굴, 국내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전략국가에 대한 향후 시장확대를 위해 현지 정부와의 정부간 협력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도 업계의 해외수주 사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수출에 탄력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SW진흥원은 우선 정부간 협력사업에 비중을 높여 업체들의 지출지역 다변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리랑카·베트남·중국광저우·예멘 등의 사업을 발굴해 국내 SI업체를 연계한 데 이어 올해는 방글라데시의 주민정보사업, 니카라과의 경찰청시스템, 도미니카의 교육정보화사업 등을 전략사업으로 정했다. 또 정부가 소규모 펀드를 제공하고 본사업에 국내 기업이 경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남은과제=업계는 국내 SI기업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한 프로젝트 정보(PID)입수와 분석 평가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동남아 국가는 타깃국가의 SI기업과 협력하는 형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중국은 지방정부로 행정정보화 사업을 협력하는 방안을 발굴하는 등 시장별 특수성을 반영한 시장개척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전략국가를 대상으로 정보화 컨설팅 사업을 정부간 협력으로 추진해 국제차관신청 등 자체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SI업체의 해외진출 펀드조성도 시급한 과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