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전자지불결제(PG)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사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에스크로(Escrow)’서비스 제휴를 본격화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PG업체인 이니시스가 지난달 말 매매보호 제도인 에스크로 서비스를 제휴한 데 이어 제일은행도 최근 이지스효성과 제휴를 맺고 오는 4월부터 에스크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이같은 은행과 PG업체의 제휴는 PG가 결제를 대행하는 중소 쇼핑몰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PG사의 결제 대금 횡령 및 연체 문제도 해결, PG사에 대한 쇼핑몰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휴 현황=하나은행과 이니시스는 에스크로서비스 제휴를 체결하고 지난달 28일부터 본격적인 에스크로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제휴를 통해 하나은행은 고객의 구매대금을 이니시스 대신 보관하고 있다 물품이 고객에게 완전하게 배송된 후 쇼핑몰에 대금을 지급한다. 또 카드사가 지급한 결제대금도 이니시스 대신 하나은행이 수령받아 쇼핑몰에 지급함으로써 지급 안정성을 높였다.
우리와 하나은행에 이어 은행권에서는 세번째로 에스크로 서비스를 하는 제일은행도 PG사인 이지스효성과 제휴를 체결, 오는 4월부터 해당 쇼핑몰과 고객들에게 대해 에스크로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제일은행은 자 은행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이 서비스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개방적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기대효과=하나은행과 제일은행은 이번 제휴를 통해 두 PG사의 지불결제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8500여 개 쇼핑몰(이니시스 5000여 개, 이지스효성 3500여 개)과 쇼핑몰 이용 고객들의 불안요인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들은 결제대금을 은행에 맡겨 두었다가 상품을 받은 후 대금지급을 승인함으로써 돈을 떼일 가능성이 없어진다. 또 쇼핑몰도 PG사 대신 은행이 카드사로부터 결제대금을 받아 직접 쇼핑몰에 전해주기 때문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PG사의 결제대금 횡령과 연체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제일은행의 박세훈 과장(e뱅킹부)은 “사기업인 PG사와 쇼핑몰에 대한 우려감이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 것이 사실”이라며 “공신력 있는 은행이 직접 대금거래를 중개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결과제 및 전망=그동안 PG사들은 은행이 거래 중간에 끼어들 경우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에 은행과 제휴를 꺼려왔다. 따라서 하나은행-이니시스, 제일은행-이지스효성간의 제휴가 성사됐지만 수수료 배분 문제로 인해 은행과 PG사간의 제휴가 가속화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수수료 배분문제가 제휴확대에 선결조건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다만 카드사도 결제대금을 쇼핑몰에 지급할 때 PG업체보다는 은행을 통해 지급하는 것을 선호하고 고객들도 은행이 대금거래를 중개하는 것을 선호해 전자상거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은행과 PG사간의 제휴는 불가피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