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B산업의 효시인 대덕전자가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대덕전자(대표 김성기)는 올해 경영방침을 국제경쟁력 확보로 정하고 사업부별로 책임경영과 내실을 중시한 수익 경영을 통해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영업부문과 제조부문 등으로 크게 나누던 기존 사업조직을 6개 사업 부문으로 재편하는 혁신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대덕전자는 우선 기업가치를 높이고 미래 경영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자 전략기획 부문을 신설, 삼성전자·전자산업진흥회를 거쳐 전략·기획 경험이 풍부한 이희준 전무를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기존 제조 및 영업을 뒷받침하던 지원 조직을 경영지원 부문과 경영관리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경영지원 부문장에는 전 제조부문장인 박태식 상무를 선임, 제조 노하우를 경영에 접목하고 경영관리부문장엔 경리 및 관리 출신인 장홍은 이사를 선임하는 등 부문장의 전문성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회사는 또 기존 영업과 제조 부문 조직을 통폐합하는 대신 다층인쇄회로기판(MLB)사업부문, 고집적인쇄회로기판(HDI)사업부문, 박판사업부문 등 3개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MLB 사업부문장에는 전 해외영업담당 김종윤 이사를, HDI 사업부문장에는 전 해외영업부문장 손귀헌 상무를, 박판사업부문장에는 전 1공장인 백성현 이사를 각각 선임, 해외 영업파 출신이 대거 주요 보직을 맡게 됐다. 이는 해외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이러한 3개 사업부문 산하에 생산·품질·영업 등 인력 및 하부 조직을 배치, 생산에서부터 품질관리·영업 등 업무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축, 시너지 효과를 배가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MLB부문의 1공장은 네트워크용 제품, HDI부문의 2공장은 휴대폰용 제품, 박판 부문의 3 공장은 메모리모듈용 제품 등을 전문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간 다양한 제품들이 공장을 오가면서 생산된 데 따른 납기·품질 손실·관리 어려움을 해소, 생산성과 품질을 혁신시킬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대덕전자는 그동안 휴대폰보다는 네트워크용 PCB에 주력, 지난 2000년 이후 이 분야의 위축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휴대폰용 PCB 공장을 특화, 이를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또 네트워크용 제품도 회생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폭적인 성장세를 견인해낸다는 목표다.
대덕전자 한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의 골자는 개별 부문장들에게 적극적인 책임의식을 갖게 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취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생존력과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대덕전자가 이번 조직 개편과 함께 책임 경영제 도입을 통해 PCB산업 원년 멤버로서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기존 무사 안일 위주의 경영 방식에서 ‘환골탈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관련 업계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