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원자력발전소 계측제어(I&C instrumentation and Control) 시스템이 러시아에 수출될 전망이다.
과기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 원전계측제어시스템개발사업단(단장 김국헌)은 지난해 10월 한·러 간 협약을 맺고 공동연구에 착수, 조만간 원전용 분산감시제어시스템(DCS)과 디지털보호계통 자동제어기기(PLC)를 러시아에 처음으로 수출하게 될 전망이라고 16일 밝혔다.
사업단은 19일과 20일 이틀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이와관련한 한·러 공동 워크숍을 개최하고 구체적 수출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김국헌 단장은 “러시아가 한·러 원자력공동위원회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국내 기술 도입에 강력한 의지를 펴고 있어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특히 체르노빌 사고 등으로 원자력 계측제어에 관심이 높은 러시아에 원전I&C 기술을 수출하게 되면 세계시장에서 국내기술력을 검증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동 개발된 원전용 DCS는 원자력 발전소의 계측제어 시스템 중 핵심 부분으로 발전소 공정의 제어와 감시를 담당하게 된다. 특히 이 시스템은 DCS의 기본적 기능인 프로세스 제어뿐만 아니라 컴퓨터로 통합화된 생산시스템인 CIM(Computer Integrated Manufacturing)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 한재복 박사팀과 포스콘이 공동 개발한 PLC는 원전의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면 원전 제어봉의 작동을 중지시키는 핵심 장치다. 이 시스템은 평균 1200억원에서 1400억원이 들어가는 원전 설립 비용 중 500억원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원전 건축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필수 장비다.
사업단은 두 장비가 모두 항공기제어·화학·방위·철강·철도 등 안정이 가장 우선시 되는 산업으로 파급되는 기술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국헌 단장은 “웨스팅하우스, 지멘스, 미쓰비시 등 다국적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원전I&C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며 “오랜 시일을 요하는 원전I&C 수출작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늦어도 6년 안에 모든 수출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