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보안제품 가격파괴 공세

국내 업체 유일한 `텃밭` 크게 위협

 SW시장 중 유일하게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보안솔루션시장에 외산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스크린을 비롯해 포티넷, 워치가드, 사이버가드 등 외국 주요 보안업체들이 가격파괴를 앞세워 100만원대의 초저가 통합보안 제품을 잇따라 국내에 선보이며 최근 수요가 일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 시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1000만원 이상이던 중소기업용 통합보안 제품은 최근 들어 PC 가격보다 싼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또 외국보안업체들은 저가제품의 출시와 함께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할인율을 외국에 비해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 보안업체들의 공세는 K4인증 등으로 공공 및 금융시장의 문호가 실질적으로 외국 업체에 닫혀 있는 상황에서 우선 일반 기업 시장을 완전 장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돼 SW시장에서는 유일하게 국산업체가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보안 시장의 주도권마저 외국 업체에 넘겨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넷스크린은 ‘넷스크린5GT’라는 통합보안 제품을 출시했다. 가격은 100만원 이하인데 물량에 따라 최대 50만원 정도까지 크게 낮출 수 있는 실정이다. 김병진 넷스크린코리아 이사는 “서서히 보안 제품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관심은 가격이 저렴한 통합보안 제품에 맞춰져 있다”며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이버가드도 국내 총판인 닉스테크를 통해 전용 암호화 프로세서를 갖추고도 가격을 100만원대로 낮춘 통합보안 제품 ‘스냅기어’를 선보였다. 이보다 조금 규모가 큰 중소기업을 겨냥해서는 워치가드가 통합보안 제품인 ‘파이어박스X’를 내놓았다. 가격은 500만원 정도인데 사용자가 늘어나도 소프트웨어 설치만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점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포티넷도 비슷한 제품인 ‘포티게이트-60’의 가격을 400만∼500만원 정도에 책정했으며 중소기업 시장 공략을 골자로 하는 협력관계를 데이콤과 맺었다.

 국내 한 보안업체의 사장은 “고성능 외국 보안제품을 따라가느라 갈길 바쁜 상황에서 중소기업용 제품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며 “거대 자본을 앞세운 외국 보안업체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토종 업체간 협력이 절실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