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와 함께 크는 회사가 꿈입니다. 상품 하나를 팔기보다는 서비스를 파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영상·편집 보드 전문업체 심상원 디지털존 사장(41)의 올해 각오는 남다르다. 회사 설립 5년째를 맞는 심 사장에게 2004년은 의심할 필요없는 재도약의 해다. 사상 처음으로 세자리수 매출을 목표하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테이크오프를 확신하는 심 사장의 자신감은 기술력에서 비롯된다.
심 사장은 국내 벤처기업 1호로 잘 알려진 ‘두인전자’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두인전자에서 근무하던 중 외환 위기(IMF)를 맞아 회사 사정이 어렵자 여섯명의 동료와 함께 ‘과감히’ 독립했다. 그가 첫 사무실을 연 곳이 바로 ‘전자유통의 메카’라는 용산이었다.
“디비코 총판을 기점으로 용산에 ‘디지털존’ 깃발을 꽂은 지가 올해로 5년째 입니다. 국내외의 우수한 영상 편집카드와 편집 시스템을 전문 사용자외에 일반 사용자에게 공급해 누구나 자신의 영상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당시 회사의 설립 취지였습니다.”
심 사장은 “소기의 목표는 달성했다”며 “대부분의 가정에 이미 캠코더와 PC가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아 몇가지 장비만 설치하면 일반인도 손쉽게 자신만의 멀티미디어 작품을 만들고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디지털존은 나아가 누구나 디지털 영상을 내 맘대로 찍고 편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심 사장은 이를 위해 영상편집 보드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판매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심 사장은 요즘 디지털존의 비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는 이를 ‘소비자’에서 찾고 있다.
“두인전자 시절 기술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두인전자가 앞서간 것이지, 소비자와 발맞춰 간 것이 아니었기에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디지털존은 기술력은 앞서가되, 더불어 소비자와 함께 갈 것입니다.”
심 사장은 “소비자가 활용하지 못하는 상품은 결국 ‘미완’이라며 소비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을 위해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 사업 전략
디지털존(http://www.digitalzone.co.kr)은 영상·편집 기술 전문 벤처기업이다. 디지털 영상 압축과 편집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TV·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분야의 다양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디지털존의 사업 전략은 ‘글로벌 파트너 2004’로 압축된다. 컨설팅·개발·교육 등 세 개 사업 분야를 축으로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교육 사업도 진행키로 했다. 개발과 제조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앞선 제품의 유통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 2002년 자체 기술로 개발한 영상편집 보드는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상당한 매출 신장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자체 브랜드로 내건 ‘비디오 캡’을 개선해 ‘비디오 캡 프로’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비디오 캡 파이널을 선보였다. 디지털존은 이 제품을 주력으로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디지털존은 2002년 매출 45억원에 이어 지난 해 64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0억원을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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