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사용 목적은 콘텐츠의 수집, 검색, 활용에 있다. 그렇다면 콘텐츠는 인터넷의 얼굴이다. 몇년 전만해도 인터넷 인프라 산업이 IT의 중심에 있었다. 최근에는 인터넷 콘텐츠산업이 미래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왕좌를 이어받았다. 불과 몇년 전 촉망받던 인터넷사업에 이어 콘텐츠산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했다.
인터넷 콘텐츠 사업은 미래산업 임에는 분명하다. 막대한 수익과 국부를 창출하는 온라인 게임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교육도 사교육의 대체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도 인터넷을 타고 급성장중이다. 일부 한정돼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 콘텐츠 산업은 ‘대박’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가능성을 안고 성장진행중이다.
단 한가지 지나치게 간과한 것이 있다면 ‘현실성’이다. 막대한 수익을 내는 산업이 있다 해도 이는 아직 콘텐츠 산업의 일부일 뿐이다.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 사업이라고 한다면 콘텐츠 산업은 그 가능성에 약간의 빗장을 열었을 뿐이다. 모든 사업과 마찬가지로 성공률은 극히 저조하다. 희망찬 산업을 앞두고 굳이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 있는 인터넷 거품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산업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자조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도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기대치를 높여 놓은 까닭이다. 산업의 발전행적을 간과한 자만의 소치도 있다. 모델 몇 개를 전부로 착각한 맹목의 이유도 있다.
콘텐츠 산업이 된다 싶으니 업체는 물론 정부부처도 제각각 나서 부채질이다. 모두 나서 콘텐츠산업에 전력 질주하고 있다. ‘콘텐츠 왕국(?)’이 될 모양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인터넷 거품과 같은 우를 또 다시 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시스템 분석가 제임스 하예스는 ‘효과적인 경영자는 미래에 집중하지만 현재에 산다’고 했다. 먼저 사업의 주체인 사업자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