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반도체보다 처리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면서도 소비전력은 1000분의 1도 안되는 획기적인 초전도성 마이크로 프로세서(CPU)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이 CPU가 실용화되면 전력 소비를 극도로 억제한 초고속 컴퓨터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고야 대학과 요코하마 국립대 연구팀은 최근 초전도의 성질을 사용한 특수 전자회로를 이용해 컴퓨터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CPU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이번에 개발한 CPU는 초전도 상태에서 자력선(磁力線)의 최소 단위인 자속양자(磁束陽子)가 있는지 없는지를 ‘1’과 ‘0’의 신호로 해석해 작동한다. 약 1만개의 전자 움직임이 최소 단위가 되는 기존 반도체 회로에 비해 처리 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같은 CPU는 지금까지 난제로 여겨지던 자속양자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1조분의 1초 수준으로 제어하는 단일 자속양자회로를 개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연구팀은 회로의 핵심이 되는 ‘조세프소 접합’이라고 불리는 구조를 가로 2.8×세로 1.8㎜의 기판에 약 5000개까지 집적시켰다.
그러나 이 회로는 크기가 2마이크로미터로 소형화된 최신 반도체보다 커 기존 반도체가 1㎠의 기판 위에 1000만개를 늘어 놓을 수 있는 데 비해 10만개밖에 집적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