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니터 시장 패권을 둘러싼 델·HP·삼성전자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까지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가 20∼21%의 점유율을 기록, 15%대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AOC와 상당한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브랜드 기준으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선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디스플레이서치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까지는 14.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델을 앞서왔다. 하지만 델은 지난해 4분기 들어 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6%의 성장률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점유율 1%P 미만의 미세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이 됐다.
브랜드 기준으로 한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삼성전자가 1위였고 델이 2위였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는 델과 삼성전자가 각각 14.9%, 14.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순위가 바뀌었다. 델은 지난해 1분기 전체 모니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0.1%P 뒤졌지만 2분기 들어 0.6%P 차이로 오히려 삼성전자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들어서 다시 델과 접전을 벌이며 델보다 0.7%P 높은 14.9%의 점유율로 1위를 탈환했지만 불과 1분기 만에 또다시 델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만 것이다.
델의 공세 못지 않게 HP의 공세도 만만찮다. 지난해 3분기 9%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던 HP는 4분기 들어 10.9%로 점유율을 높이며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는 3분기에 5.9%P의 차이가 났었지만 4분기에는 불과 3.4%P 차이로 좁혀져 2위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체 브랜드 모니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던 LCD 모니터 부문에서는 HP에 추월당해 3위로 내려앉았다. LCD모니터 시장의 경우 델은 지난해 3분기 18.6%를 기록했던 시장점유율을 4분기에는 19.1%로 확대하며 1위 자리를 확고히 한 반면, 삼성전자는 오히려 9.8%P에서 9.6%P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3위로 밀려난 것이다.
삼성전자의 세계 LCD모니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8.9%를 올린 데 이어 2분기 들어 9.9%를 기록하면서 점차 점유율이 높아지는 듯했으나 3분기 9.8%, 4분기 9.6%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HP의 경우 지난해 2분기까지 7.4∼7.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3분기 8.4%로 껑충 뛴 데 이어 4분기에는 무려 12.9%로 높아지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생산뿐 아니라 자가 브랜드 판매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1억2000만대로 추산되는 세계 전체 모니터 시장에서 2800만대를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23% 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가 브랜드 판매비중도 지난해의 60% 수준에서 올해에는 70%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델도 자체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세계 모니터 브랜드 1위’를 탈환하기 위한 3사의 경쟁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상위 5개사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삼성전자·델·HP 패권 경쟁…시장판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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