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업계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베이스밴드 칩을 전량 공급중인 퀄컴에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로열티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가격 경쟁력이 곧바로 수출경쟁력으로 연결되는 중견단말기업체들은 ‘휴대폰에 관련된 새로운 이슈가 생길 때마다 협상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기존 로열티 지급계약 조항을 근거로 퀄컴에 로열티 인하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업계가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대당 판매가격의 5% 정도를 떼어주는 방식으로, 휴대폰 주력 기종이 카메라폰으로 전환되면서 수출 및 내수 판매단가가 올라감에 따라 로열티도 그만큼 올라가는 구조다.
국내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흑백폰이 주력기종일 당시 퀄컴과 로열티 계약을 체결한 이후 조건과 금액에 변화가 없었다”며 “시장의 흐름에 맞게 로열티도 다시 책정돼야 한다고 판단, 재협상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카메라 등 카메라폰에 새롭게 추가된 부품에 대해 배터리나 포장지처럼 로열티가 부과되지 않는 부품으로 포함시키거나 로열티를 일부 삭감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퀄컴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국내 업체들은 내수는 오는 2006년 8월까지 휴대폰 대당 가격(배터리·포장지 제외)의 5.25%, 수출은 2008년 8월까지 수출가의 5.75%를 로열티로 지불키로 퀄컴과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50만원짜리 휴대폰을 공급하면 내수는 대당 2만6250원, 수출은 2만8750원을 로열티로 물어주는 것이다.
실제로 A사가 공개한 중국 수출용 200달러짜리 CDMA 카메라폰의 경우 카메라(15∼20달러), 사운드칩(5달러) 등을 탑재하고 대형 LCD를 채용, 기존 컬러폰에 비해 15∼20% 가량 가격이 높았다.
A사 관계자는 “올해 수출 주력 기종이 카메라폰으로 전면 전환된다”며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퀄컴과 로열티 재협상을 해 그 비율을 반드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퀄컴측은 이에 대해 “한국 업체가 지불하는 로열티는 한국이 생산·수출하는 CDMA 휴대폰의 양에 비례한다”고 전제하고 “로열티 협상은 기업 대 기업간의 계약이어서 공개될 성격이 아니지만 한국이 최혜국 대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로열티 인하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카메라폰 보급 늘며 단가 크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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