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5)

 새해 들어 다산네트웍스는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산이 현재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강국으로 올라선 우리나라의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과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생존 자체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희망은 해외시장이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은 만큼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외 시장이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지 고민했다. 중국시장이 첫 번째 목표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시행착오 끝에 일본 시장이야말로 우리의 차세대 시장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02년 9월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 영업에 들어갔다. 예상은 적중했다. 영업을 시작한 후 2년이 채 안돼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다산은 일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제일의 과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둘째, 다산 제품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 확보와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을 개척할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미국 시장을 개척하려는 초기의 시도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구미 선진국 시장을 다산의 마케팅 능력과 자금으로 개척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한꺼번에 목표를 달성해 줄 파트너를 찾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그래서 상호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단 한가지라도 다산의 단점을 보완해 줄 파트너가 있다면 달려갔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다.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알파사 및 액톤사와의 제휴다. 중국 심천에 있는 알파라는 회사는 대만의 D-링크사로부터 독립한 위탁 생산 전문 업체로 현재 다산의 저 가격대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다산은 액톤사와 단순한 생산·하청 관계를 넘어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위탁 생산, 상호 OEM 등에 대한 제휴를 추진했다. 그중 하나가 액톤이 국내 SMB 시장에서 자사의 SMC 브랜드 제품을 철수하고, 다산과 제휴해 다산이 DASAN-SMC라는 공동 브랜드로 내놓은 것이다.

 두 회사의 경우 현재 액톤사는 단말기 부문과 가격 경쟁력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 개발에 더욱 집중을 하고, 다산은 소트프웨어 부문과 캐리어 그레이드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물론 이것으로 다산의 글로벌 전략이 완성될 수는 없다.

 구미 시장의 대형 캐리어 시장을 개척해 줄 지명도 높은 시스템 사업자도 필요하고, 다산이 기술력의 한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하이엔드 제품을 공동 개발할 파트너도 필요하다. 그러나 제휴 관계는 서로가 같은 매력을 느끼고 동등하게 상호 필요성을 인정할 때만 이뤄지기 때문에 쉽게 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다산은 세계 제일의 브로드밴드시장인 한국에서 이와 관련 장비 대표기업이라는 점이 알려져 많은 해외 기업들이 협력하고 싶어한다. 자신들의 제품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싶어하고 또한 다산의 검증된 제품을 세계 시장에 팔고 싶어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다. 물론 우리의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고 앞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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