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시험대 오른다

국내 최초 `다산벤처펀드` 내달 본격 가동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2년 국가별 모태펀드 운영 현황

 ‘모태(母胎)펀드, 데뷔에 성공할까?’

 지난해 말 800억원 규모로 결성된 국내 최초의 모태펀드인 ‘다산벤처펀드’가 내달 본격 가동 예정인 가운데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산벤처펀드의 주관사인 다산벤처(대표 김광수)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400억원씩 총 20개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투자규모는 펀드당 3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로 예정돼 있다.

 다산벤처펀드는 벤처거품이 꺼지며 상당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펀드 조성에 한계를 느끼자, 이들 벤처캐피털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정부 주도로 추진된 것. 중소기업진흥공단(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이 400억원을 출자했으며 국민연금이 200억원, 농협중앙회와 다산벤처가 각각 100억원을 출자했다.

 ◇활력 불어 넣을 것=대부분의 벤처캐피털업체들은 모태펀드가 자금난에 따른 펀드조성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인 다산벤처가 주관사로 움직이기 때문에 펀딩을 받을 경우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을 것이란 기대다.

 다산벤처의 서창수 부사장은 “이미 20여개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펀딩 여부를 타진하는 등 관심이 매우 높다”며 “이들의 대부분이 중상위권 업체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협회의 이부호 전무도 “정부에서 직접 나눠주는 경우 관리상에서 여러 문제가 노출됐었다”며 “벤처캐피털이 직접 투자해 관리함으로써 투자 활성화뿐만 아니라 투명한 펀딩 문화 조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익부빈익빈 심화 우려도=벤처거품이 꺼진 후 발생하고 있는 벤처캐피털 펀딩의 양극화 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주관사가 우량 펀드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자칫 선두 캐피털의 펀드에만 집중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산벤처가 수익성을 고려해 투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경우 이미 충분히 펀딩이 가능한 우량 펀드에만 몰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모태펀드 현황=이미 해외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80년대부터 모태펀드가 결성, 벤처캐피털업계의 자금줄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90년대를 거치면서 모태펀드 결성회사가 급증, 북미와 유럽의 경우만 해도 90년 28개에서 99년에는 84개, 2000년에는 101개로 늘었다. 미국에서 결성된 모태펀드의 경우 평균 규모가 16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유럽 펀드는 6억원 정도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