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의 디지털가전시장 진출로 가전업계의 가격인하 경쟁 심화와 이에따른 수익구조 악화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2일 ‘IT기업 진출로 디지털 가전 경쟁 격화된다’란 보고서를 통해 델·HP·모토롤라 등 거대 IT기업들이 디지털컨버전스 심화에 맞춰 가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인용, 지난 2002년 게이트웨이가 디지털가전 시장에 진출 이후 디지털TV 세트가격 평균하락률이 모듈가격 하락률보다 훨씬 높아졌던 것을 예로 들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42인치 PDP TV의 경우 세트와 모듈 가격 등락폭이 계속 비슷하게 진행돼 왔었으나 게이트웨이 진출 이후인 2002년과 2003년에는 세트가격 하락률이 29%, 21%를 기록, 모듈가격 하락률(15% 내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보고서는 미국 소비자가전협회(CEA)의 자료를 인용, LCD TV의 경우도 올해 30∼39인치 중대형 LCD TV의 가격인하율이 모듈가격 하락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속에서 IT기업의 디지털가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의 배경으로는 최근 북미시장에서 소형가전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 분야에서도 델 등 PC업체들이 강세를 띠고 있으며 이와 관련 전통 브랜드 선호 경향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점이 꼽혔다.
이 보고서는 아울러 인텔과 MS의 영향력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인텔과 MS가 최근 전시회에서 각각 고화질 프로젝션 TV용 핵심칩인 LCoS칩과 TV용 OS인 미디어 익스텐더를 선보이며 디지털가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킨 점 등을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측은 “국내 가전업체들은 델, 게이트웨이 등의 가격경쟁력에 기반한 시장잠식 가능성뿐 아니라 인텔, MS 등의 핵심기술을 앞세운 시장장악 의도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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