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유통 채널]전문업체-기고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통 현황과 과제

-신근영 소프트랜드 사장

 국내에 소프트웨어 유통이라는 단어가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90년대 초다. 89년 국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지사를 내면서 한글과컴퓨터, 안철수연구소 등 대표적인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은 92년 미국의 슈퍼 301조에 의해 지적재산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진다.

 초기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통 시장은 소프트웨어를 디스켓에 담아 포장해 판매하는 형태가 전부였지만 기업이 보유한 PC 수에 비례해 사용 허가권을 주는 라이선스 단계를 거쳐 회사의 관련 인원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계약 방식과 개인 사용자를 위한 다운로드 방식이 등장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소프트웨어 유통 사업의 형태도 변화했다. 초기에는 대형 매장을 이용한 전시판매 위주에서 점차 기업체 고객을 위한 방문계약 영업 형태로 변했으며 이제는 전자 입찰과 개발자와 수요자의 온라인 직접 공급 형태로 정착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 유통 업체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현재 소프트웨어 유통 시장은 몇몇 대형 유통사와 직원 10인 이하의 소형 딜러의 형태로 정착됐으며 기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유통 회사들은 직판 조직으로 체질을 바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위주의 영업으로 전환했다.

 지난 99년 관공서와 교육기관에 대한 불법복제 단속이 시작되면서 한때 최대 특수를 맞이했었지만 왜곡된 유통시장 구조에 의해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통산업은 위기에 직면했다.

 개인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미 다운로드 방식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남은 건 시스템 소프트웨어나 응용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대기업 시장이다. 물론 여기서도 전문 유통업체가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는 대기업이 계열사인 시스템통합(SI) 업체에 그 역할을 맡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룹별 독점 구조는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통업체의 발목을 잡는다. 제품 공급을 위해서는 그룹별 SI업체와 어쩔 수 없는 불평등 관계를 맺어야 한다. 대기업 시장이 좁아지면서 공공시장과 교육시장에서는 과당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을 주도할 신제품이 없다는 점도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의 설 땅을 없애고 있다. 과거에는 윈도의 업그레이드와 PC 사양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신제품이 쏟아져 나와 시장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소위 소프트웨어 신제품 바람몰이가 사라졌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온라인의 발달에 따른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는 활로를 찾아야 한다. 온라인 판매 등 새로운 유통 방식의 도입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기업체 고객에 대한 밀착 영업을 통한 서비스 강화를 통한 독자적인 충성고객의 확보와 차별화된 독점적인 시장 확보도 필수적이다.

 또 교육전문 기업이나 각종 서비스 제공 전문기업으로의 전환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