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종합주가지수(KOSPI)가 5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증권거래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5일 노 대통령 취임 당일 592.25포인트였던 국내 종합주가지수는 20일 현재 877.49포인트로 48.16%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회복 전망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합지수 큰 폭 상승=1년 전 590선에서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노 대통령 취임 한달 만인 3월 중순 SK네트웍스 분식회계 파문과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해 515.24포인트까지 떨어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라크전쟁의 조기 종결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는 한편 국내 수출 경기가 되살아나며 800선을 눈앞에 두고 2003년을 마무리했다. 새해 들어서도 국내 증시는 세계 경기 회복전망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상승세가 계속돼 현재는 900선 돌파를 노리고 있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127.00%), 기계(105.08%), 전기전자(78.43%)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1, 2위를 유지한 가운데 KT가 3위에서 6위로 내려갔다.
◇외국인 사고, 기관·개인 팔고=지난 2002년 증시 개방 후 처음으로 순매도(-2조8980억원)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지난 1년간 19조3302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국내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은 각각 11조5981억원, 8조3144억원을 순매도하며 외국인의 매수세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외국인이 증시를 주도하면서 증시 활성화에 따른 실질적인 수혜가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중장기 상승세가 관건=과거 새 정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초반 상승세를 탔다가 정권 말기에는 실망감으로 인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던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난 1년간 나타난 단순한 지수 상승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 1년간 증시 상승은 국내 경제 회복에 따른 것보다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오름세가 국내에 우호적으로 반영된 영향이 더욱 크다”며 향후 정부의 지속적인 증시 활성화 노력을 주문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외국인 19조 순매수 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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