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체들 `뭉칫돈` 투자

올들어 불황탈출 판단 대대적 설비 증설

 올해 들어 인쇄회로기판(PCB) 산업에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PCB 산업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자 PCB 업체는 물론 PCB 원자재 업체들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경기의 장기 침체로 대규모의 투자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채 적정한 시점만을 저울질해오다가 새해 들어 불황의 터널 끝이 보이는 것으로 판단, 대대적인 설비 증설에 착수하는 등 PCB 산업이 모처럼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생산 능력에 여유가 없어지기 시작함에 따라 신규 업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물론 납기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돼,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덕전자(대표 김성기)는 지난해 설비 증설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200억∼250억원으로 투자계획을 2배 이상 세워놓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회사측은 “경기 불황으로 지난 2년간 투자가 미진했다”며 “그러나 올해 시장이 호전됨에 따라 휴대폰용 PCB·다층PCB·패키지서브트레트 등 생산라인에 고르게 투자,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이수페타시스(대표 김종택)는 지난해 자동노광기 등 설비를 도입하는 데 약 1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예 신규 공장 설립을 목표로 세부적인 사업 계획 수립에 들어갔으며 상반기 중 결론을 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외에도 80억원을 기존 설비의 보완투자비로 책정해놓고 있는 등 대폭적인 설비투자를 올해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PCB 사업에 지난해 약 270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는 300억원으로 설비 투자를 전년 대비 11% 늘렸다. 이 회사는 도금장비도입 등 설비 증설로 올해 휴대폰·네트워크 등 분야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올해 시설 투자 금액의 40.4%인 1607억원을 PCB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 세계 시장에서 1위로 나설 예정이다.

 코오롱(대표 한광일)은 올해 100억원 이상을 투자, 연 4000만㎡의 드라이필름(DFR)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PCB 원부자재인 드라이필름 생산능력을 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회사측은 애당초 지난해 하반기께 설비를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시장여건이 좋지 않아 이번에 투자를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화종합화학(대표 추두련)도 월 30만㎡ 규모의 양산 설비를 구축한 데 이어 올해 본격적인 연성PCB용 동박적층필름(FCCL)을 본격 생산하고 특히 FCCL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매년 100억원을 4년간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에 쏟아붓기로 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