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보기술(IT) 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간보다는 공공기관이 우선 앞장서서 제 값을 주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저가입찰 등의 문제가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더욱 기형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보기술분야 산학관연 전문가 모임인 정보통신미래모임(회장 정태명)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대형 업체와 중소업체의 역할 분담’이란 주제로 2월 정기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소업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하청 구조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부터 지금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법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진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과장, 최종욱 상명대학교 교수, 고순동 삼성SDS 상무 등이 패널로 참석해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주>
정보기술(IT) 산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간보다는 공공기관이 우선 앞장서서 제 값을 주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저가입찰 등의 문제가 결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더욱 기형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정보기술분야 산학관연 전문가 모임인 정보통신미래모임(회장 정태명)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 리츠칼튼호텔에서 ‘대형 업체와 중소업체의 역할 분담’이란 주제로 2월 정기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소업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하청 구조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부터 지금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법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진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과장, 최종욱 상명대학교 교수, 고순동 삼성SDS 상무 등이 패널로 참석해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편집자주>
◇정태명(미래모임 회장) =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늘 포럼을 통해 현황을 되짚어보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으면 한다. 우선 중소기업, 대기업, 정부의 입장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보자.
◇이상진(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과장) =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워주느냐를 볼 때 공공부문이 중소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시장 경제라는 점에서 민간기업이 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공시장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합의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매출액별로 사업에 참여하는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을 이행하도록 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발주자들의 불신감을 해소하기 위해 검증기준을 만들고 분기별로 발주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 등 후속조치도 잇달아 진행할 것이다.
◇최종욱 (상명대학교 교수) =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선정기준이나 기술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현실이 문제다. 대형기업들이 계열사 시스템 운영 등으로 일정정도의 수익이 있어 공공기관에 저가로 입찰을 한다. 결국 중소기업은 초저가로 갈 수 밖에 없다. 이러다보니 국내 시장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살아갈 길은 100%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모델은 해외사업에나 가능한 일일 듯하다.
◇고순동(삼성SDS 상무) =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은 양극화된다. 큰 기업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더 커지는 쪽으로 가고, 작은 기업은 틈새시장으로 특화하는 경우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삼성SDS도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에서 CBD기반으로 가는 등 협력업체를 돕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에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기준이 가격 위주로 돼 있는 것이 걱정이다. 가격보다 고객의 입장을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있으면 좋겠다.
◇이상진 = 가격으로 정한 이유는 매출의 추정가격이 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간단하게 집행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규모가 작더라도 대기업만이 할 수 있는 기술집약적인 것은 대기업에 맡길 것이니 난이도 높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재철(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사장) = 가격체계 등이 무시되는 사회다. 정부에서 매출액을 기준으로 사업제한을 한다고 하는데 발제자 스스로를 규제하지 않으면 시장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공공부문 벌써 그런 움직임 나온다. 5억원짜리 4개 프로젝트를 20억원으로 통합해버리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총액규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상진 = 발주자들이 초기에 탈법행위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분할발주할 것을 통합발주하는 탈법행위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를 막기 위해 신고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발주자들이 감사를 회피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자리잡도록 할 것이다. 저가낙찰가격을 막기 위해 60% 이하 가격을 쓰는 업체는 동일한 점수를 주도록 했다. 또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 수요자의 마인드 역할을 바꿔줄 것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이춘근(삼성SDS 수석컨설턴트) = 모든 위험을 을(계약자)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도 문제다. 공공 입찰의 경우에는 입찰가를 써 내도 관례적으로 90%로 정해진다. 계약법 등이 갑도 위험을 책임질 수 있는 형태로 변해가야 하고 제가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서진구(코인텍 사장) = 우리나라는 고정가격체제로 돼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유동성이 많다. 처음 계약해도 투비모델이후 더 들어가는 것이 있으면 추가로 지불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의 인증제도도 배울만하다. 예를 들어, 대기업을 프로젝트 수행자로 정하면 100이란 가격을 줘야 하지만, 중소기업에 줄 때는 그 이하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위험성을 감수한 데 따른 것이다. 을이 물어주는 것만 있지 받는 것은 없다. 이런 것을 바꾸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유병배(안양과학대학 교수) = 혁신적인 방법이 동원돼야 한다. 우선 대기업이나 범정부적인 측면에서 윤리강령 등을 만들어야 한다. 법이 좋아도 이런 컨셉트적인 면에서 개선을 안 해두면 앞으로 10년 이상 후에도 똑같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는 기술력이 가장 중요한데, 자본력이 없더라도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 기술에 대한 인증을 땄을 때 우대를 주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최종욱 = 공공에서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밀수 밖에 없다. 중소기업을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진흥원등에서 중소기업을 담보할 수 있는 범퍼역할을 해라. 소스코드를 받아 혹 이전 업체가 망하게 되면 다음 업체에게 넘겨 돈을 지불해 주는 등의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 중요한 것은 저가 얘기가 나오는데 돈만 제대로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제 값만 준다면 실적과 기술이 있는 업체가 프로젝트를 딸 수 밖에 없다.
◇이경호(컨설팅하우스 사장) = 미국 연방정부는 정확하게 대형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등으로 쿼터를 나눠 웹프로젝트를 분배하고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결과를 고시한다. 사회의 재분배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로 했으면 좋겠고, 일단 프로세스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김근태(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회장) = 부처간 협력이 힘들고 가격 문제 등 현실을 감안하면 가격으로 단순화해 협력관계를 조절하는 것도 현실성 있는 대안이다. 일단 그렇게 해놓고 인터넷 등으로 신문고 등 보고를 받으면 신고의 장을 마련해놓으면 해결될 수 있으리라 본다. 감사에 대한 교육 등도 뒤따라야 한다.
◇사회 = 정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자들도 모두 피해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오래된 문제인 만큼 제도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빠른 시일내 해결하도록 상호 협조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자는데 공감한 것이 오늘 포럼의 큰 성과다.
<정리 =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 주제발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
양유석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국내 전체 기업을 약 286만개 정도로 추정할 때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비율은 99.6% 정도다. 또 IT업체를 5만 1000여개 정도로 추산할 때 이 중 99.2%가 IT중소기업이다. 종업원 수로 봐도 IT업계에서 중소기업 비중은 64%에 달할 정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에 대해 수년간 얘기해 왔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지난 외환 위기 이후 대기업 역할이 줄어들고 중소기업 역할이 급속도로 증대하며 이 둘의 관계 모색에 주력할 수 밖에 없게 됐다. 100대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하나로써, 핵심역량 사업부문에만 집중하고 주변 역량사업을 아웃소싱하거나 매각하기 때문이다. 또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들어 △도급거래 관행 △중소기업의 제품 판매형태 △대기업의 납품대금 결제방식 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매출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구조가 정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체 매출에서 거래 모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4.8%, 주거래 모기업의 비중이 42.1%로 아직 매우 높다.
이전 전통적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하청역할을 주로 담당하던 때는 지났다. 지금은 국경 없는 경제시대, 대기업에서 종속적으로 지위를 갖고 있는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국제사회에서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전문화된 중소기업의 성장,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력적 관계 구축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중소기업의 위치가 불안한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에서는 중소기업을 수직적 분업에 입각한 협력관계, 즉 하도급 관계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 돼 있다. 지난해 7월 전경련의 하도급 거래 공정화 선언이 나온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정부도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벤처기업간의 생산적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몇가지 방안을 발표하고 있으나 제도적인 것이 없어 문제다.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서부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 이모저모
○…이날 포럼에는 부문별 IT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법정단체 승격원년을 맞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의 오경수 회장, 한국ASP산업컨소시엄의 서진구 회장,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김근태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장들은 앞으로 소속 협회 회원사들을 미래 포럼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눈길.
○…미래포럼이 드디어 자체 웹사이트(http://www.futureforum.co.kr)를 개통했다. 미래포럼은 올해 1000여명까지 회원 수를 확보하는 등 정보통신의 미래를 위해 대중화를 선언한 상황. 앞으로 이 사이트를 기반으로 회원 확보 및 정보공유를 시작하겠다는 정태명 교수의 발언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