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이동통신 패킷요금체계가 네트워크형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을 되레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이같은 부담은 특히 모바일 게임의 질적 성숙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나 이통통신사들은 수익성을 보장하면서도 이용자 구미에 맞는 고품질의 모바일 게임을 제공할 수 있는 이른바 ‘규모의 경제’ 실현에 골몰하고 있다.
◇이통사들의 ‘묘안찾기’=이통사들 입장에선 기존 다운로드형 게임보다 네트워크형 모바일 게임에 훨씬 더 큰 매력을 갖고 있다. 다운로드 게임의 경우 정보이용료 가운데 90%가량을 게임업체에 떼주고 나면 거의 수익이 없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은 다운로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패킷요금이 발생해 고스란히 자신들의 수익으로 들어온다. 결과적으로 이용자의 패킷요금 부담을 낮춰 보다 많은 이용자를 모바일 게임으로 불러들이는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작 중심의 모바일게임으로 차별화를 노리고 있는 KTF는 일정금액만 내면 해당 금액의 몇십배에 달하는 패킷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마니아층을 공략하고 있다. 예컨대 ‘플래티넘’ 상품은 월 4만9000원만 내면 최대 65만원에 해당하는 패킷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이나 LG텔레콤도 비슷한 변형 패킷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KTF의 게임 담당자는 “요금차원의 접근과 함께 진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를 위한 게임폰과 같은 상품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추진중”이라며 “요금, 단말기, 데이터속도 등이 모두 게임에 걸맞게 설계된다면 이용자들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도 높고 가벼운 게임=지난해 웹이엔지가 내놓은 네트워크형 모바일게임 ‘브루마블’은 패킷요금 부담 때문에 상업적으로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웹이엔지로서는 공을 드린 역작이었지만 수업료만 혹독히 치른 셈이다.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게임 완성도 요구가 고조되고 있지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과금이나 서비스운영 등이 모두 이통사에 종속된 상황에서 게임 자체로 이용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네트워크형 모바일 게임중 과금 자료와 함께 데이터가 오가면서 전송속도가 느려지는 문제 등을 이통사 차원에서 해결해준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양호한 게임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궁극적으로는 이통사들의 무선인터넷망이 현재의 유선인터넷과 같은 정액제의 무제한 사용 환경으로 바뀌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
그래텍 김진현 팀장은 “요금만 받쳐준다면 지금의 유선 온라인게임과 같은 열풍이 모바일에 불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초대형 모바일게임이 탄생, 온라인게임과 정면 승부할 수 있는 환경은 인프라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