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문화관광부가 발간한 ‘2003 문화산업 백서’는 지난 2002, 2003년 통계자료를 기초로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현황과 주요 정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천명한 ‘5년 내 5대 문화산업 강국 진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문화산업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용한 기초자료가 될 전망이다.
◇문화산업 규모 GDP의 6.57%=2002년 문화산업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6.57%인 39조203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신문·잡지·만화등 출판부문이 10조7153억원, 방송영상부문이 9조5233억원(홈쇼핑 매출액 4조2497억원 포함), 광고 부문이 6조4784억원 등이다.
주목할만 것은 캐릭터 부문이 5조2772억원으로 3조4026억원의 게임 시장을 추월했다는 점. 또 전년도와 시계열 비교가 가능한 방송, 영화, 광고, 게임, 캐릭터 산업의 성장율이 21.8%로 나타나 문화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GDP성장률은 9.42%였다.
◇수출실적 7억300만달러=지난해 수출실적 7억8000만달러는 방송과 영화, 게임 등의 분야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음반 분야는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온라인게임과 캐릭터 분야의 경우 중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영화·음악·애니메이션·인터넷·모바일 분야는 일본, 방송영상 분야는 대만의 비중이 가장 앞서는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이 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독 만화 분야에서만 미국과 프랑스가 1, 2위로 나타났다.
문화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문화산업 해외 진출은 국제전시회를 통한 외국 구매자 접촉처럼 기초적인 수준이어서 유통 채널이 제한돼 있다”며 “산자부, 정통부 등 관련 부처 및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지원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산업 종사자 11만명=지난해 문화산업 종사자는 11만 4804명 규모였다. 이는 2002년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게임 분야 종사자가 전체의 34%인 3만 9105명으로 가장 많았고 방송 3만5690명(31%), 영화 1만1681명(10%), 캐릭터 1만828명(8%) 순이었다.
문화부는 문화상품에 대한 수요증가와 다양한 상품 등장, 해외진출 등으로 오는 2008년 필요인력이 2002년보다 86%가 증가한 18만9968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KDI가 ‘2002년∼2008년 취업규모’ 보고서에서 IT제조업 취업자 증가율이 43.9%, 통신정보서비스 분야 취업자 증가율이 33.5%일 것으로 발표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대단히 높은 수치다.
◇문화산업 재원 확보 절실=이처럼 문화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비중은 높지만 실제 정부지원규모 증가율은 정비례하지 않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 94년부터 98년까지 문화부 전체 예산에서 문화산업국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4%대를 오르내리다가 99년 1000억원대로 증가해 전체 예산의 11.7%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비율은 2000년 15.3%, 2001년 11.9%, 2002년 14.0%, 지난해 12.7% 등 매해마다 들쭉날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문화산업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1675억원을 기록하면서 94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관련 예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문화산업 진흥을 선포한 정부의 의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따라서 세계 5대 문화산업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문화부 뿐 아니라 범정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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