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생긴일

 조만간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구가 3000만명을 넘어 설 것 같습니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네티즌인 셈이지요. 이처럼 인터넷이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면서 e문화·e경제·e정치·e사회 등 각 분야에 걸쳐 참으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본지는 앞으로 ‘@에서 생긴 일’이란 코너를 통해 한주간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슈들을 발굴해 드립니다.  

○…디시탈인사이드(http://www.dcinside.co.kr)가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중국에서 모니터링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이들은 매일 게시판에 올라오는 음란이미지와 욕설 등 ‘불건전’ 정보들을 지우는 일을 맡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이일 때문에 전 직원이 하루 2∼3시간을 메달렸다고 합니다. 야간 당직 제도도 이 때문에 생겼습니다. 디지탈인사이드는 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지난 1월 조선족 5명을 뽑아 모니터링 방법을 가르치는 중이라고 합니다. 투입 시기는 미정이지만 어쨌든 디지탈인사이드는 네티즌 덕분에 회사 규모를 늘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터넷 업계가 다시 비즈니스 모델(BM) 특허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고도의 기술 보다는 아이디어 싸움이기 때문에 BM 선점을 위한 특허권 출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베끼기’가 만연돼 있어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마이엠을 통해 검색포털시장 진출을 선언한 플레너스와 이분야 ‘지존’인 네이버의 NHN이 벌이는 신경전입니다. 마이엠의 디자인이 네이버와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NHN측은 “넷마블이 ‘벤치마킹의 강자’라면 네이버에는 ‘개척자 노하우’가 있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또한 다음의 ‘카페’와 흡사한 ‘카페in’로 다음과 불편한 관계에 있어 과연 인터넷 업계의 ‘베끼기’가 특허출원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한 주간 사이버 공간을 가장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은 단연 ‘왕따 동영상’ 파문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한 원로급 교직자로 하여금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는 등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유포 등 네티즌의 무분별한 행동과 언론의 매카시즘이 함께 빚어낸 또 하나의 씁쓸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단체는 “더 이상의 인신공격과 질타를 중단하고 해당 학교 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과 명예 회복을 위해 힘써 줄 것”을 네티즌과 언론에 촉구했습니다. 어제 오전 윤모 교장의 영결식이 학교장으로 치뤄졌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디지털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