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마다 실시되는 문화관광부의 ‘문화향수 실태조사’에서 지난해 ‘사이버 문화활동’ 비율이 지난 2000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은 인터넷의 문화 확산 역할에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은 지난 2002년 대선은 물론이고 다가올 4·15 총선에서도 그 역할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론조성이라는 대중적 역할을 인터넷이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국민의 정서 함양을 위한 인터넷 문화활동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인터넷의 역할이 지나치게 말초적으로 흐르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번 조사에서 부문별로는 인터넷 이용자의 문학사이트 접속률이 지난 2000년 19.2%에서 지난해 11.5%로 낮아졌다. 특히 사이트접속 경험자 150명 중 유료이용 경험자도 2000년 11%인 데 반해 지난해는 6%로 크게 떨어졌다. 표 참조
영화사이트 접속률 역시 지난해 50.8%로 지난 2000년 52.5%에 비해 접속률이 다소 줄어들었다. 반면 유료이용 경험률은 2000년 12.4%에서 지난해 16.1%로 늘었다.
방송의 경우 지난해 이용자의 40.2%가 접속해 지난 2000년 조사(57.9%)보다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유료 이용률은 8.6%에서 지난해 11.4%로 증가했다. 만화는 31.2%에서 20.1%로 접속률이 낮아졌으며 유료이용 경험률은 11.4%에서 14.4%로 증가했다.
역사문화유산과 문화시설 사이트의 접속률도 각각 13%에서 11.7%로, 14%에서 13%로 하락했다. 반면 공연예술은 19%에서 21.1%로 사이트 접속률이 증가했다.
이처럼 ‘사이버 문화활동’이 전체 인터넷 이용자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게임 등 중독성이 강한 콘텐츠에 인터넷 이용자들이 집중되고 있는 것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화, 만화, 방송 등 대중예술 사이트의 유료이용 경험률은 다소 상승했으나 문학, 공연예술, 역사문화유산, 문화시설 등은 크게 하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순수 창작예술 부문 사이트의 유료이용 경험률이 지난 2000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은 오프라인 못지 않게 온라인에서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문화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역시 편중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이번 연구조사를 담당한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조현성 연구원은 “인터넷 이용인구 증가율에 비해 사이버 문화활동 인구 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시대 조류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며 “현재 조사의 툴로서는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인터넷의 보급이 순수 문화예술보다 대중적인 문화예술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문화관련 인터넷 사이트 접속률